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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α’ 노리는 헤지펀드형 펀드 투자자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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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주식은 너무 오른 것 같고, 시중금리는 너무 낮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올해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걷는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런 투자자의 입맛에 맞춰 ‘금리+알파(α)’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주식 투자와 함께 시스템트레이딩이나 차익거래·채권 투자를 병행해 시장 지표의 등락과는 관계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랩어카운트 상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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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것이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이른바 ‘펀드 오브 헤지펀드’. 국내에서는 아직 헤지펀드 운용이 허용되지 않아 시중에 출시된 펀드들은 주로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형태로 운용된다. 해외 헤지펀드들은 전 세계 주식·채권·금리·상품·통화 선물 등 투자수단이 다양해 특정 자산의 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다. 또 다양한 금융기법으로 위험(리스크)을 분산시켜 연 10% 안팎의 수익률을 목표로 돈을 굴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공모형 해외 재간접펀드인 ‘한국투자 글로벌 오퍼튜니티’를 출시했다. 보통 사모형으로 출시되는 다른 비슷한 펀드에 비해 보수가 낮고, 운용 정보가 공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증권은 “자유롭게 설정과 환매가 가능하며 최소 투자금액이 적어 가입장벽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대안투자형’ 펀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펀드에 투자한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도 요즘 같은 조정장에선 대안으로 떠올랐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채권의 투자비중이 높고, 헤지펀드들이 위험회피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롱쇼트 전략(long-short strategy)을 구사한다. 오를 가능성이 큰 주식은 매수하고, 반대로 하락 가능성이 큰 주식은 차입한 뒤 매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식이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0.65%의 수익을 낸 반면 롱쇼트전략을 구사하는 미래에셋운용의 ‘미래에셋롱숏(주식)A’는 4.97%의 수익을 냈다. ‘채권금리+α’의 수익을 추구하는 우리자산운용의 ‘우리플러스혼합3’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3.9%나 됐다.

 제로인 신건국 연구원은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들은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선방하지만 상승장에선 기대수익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떨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던 자문형 랩어카운트들도 최근에는 수익률 방어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사실 오를 만한 주식 몇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형 랩은 현금 보유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전부다. 따라서 주가가 하락할 때 그대로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자문형 랩과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결합한 ‘옥토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상승장에서는 주식에 투자하고, 하락장에서는 파생상품인 ELS에 투자한다. 주가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떨어진다면 지수가 하락해도 손실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1770선까지 하락해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의 ‘하나 ETF랩’도 시황에 따라 지수·섹터·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시장에 대응한다.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리버스ETF’에도 투자해 지수가 하락할 때 손실분을 만회한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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