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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들이 말하는 지난해 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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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60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제주도에 모여 2011학년도 사례 발표회를 했다. 입학사정관들은 “대학별 특성화를 살린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고 입을 모았다. 초창기 선발방법의 공정성 시비 등 혼란을 넘어 제도적 안착 단계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올해 입학사정관전형 선발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4354명 늘어 4만1250명이다. 전체 대학 선발인원의 1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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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선 모의면접·체험캠프 열고 고교와 함께 진로·전공 탐색 프로그램

입학사정관에 대해 체험·이해할 기회 늘어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한 수험생·학부모의 가장 큰 불만은 서류·면접의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전형 종류가 천차만별인 데다 대학별 평가기준과 면접방법도 각기 다르다. 그렇다고 모든 대학이 같은 방법으로 면접을 볼 수도 없다. 대학의 인재상에 맞춰 잠재력을 평가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대학들이 적극적인 변화 움직임을 보였다. 입학사정관전형 방법 그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캠프나 모의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이 늘었다. 동국대는 지난해까지 산발적으로 치러지던 모의면접을 올 2월부터 시작해 매년 초 정례화해 진행하기로 했다. 동국대 김홍희(36·여) 책임입학사정관은 “모의면접에 대한 수험생·학부모 반응이 무척 좋아 매년 정례화하는 것은 물론 올 7월에도 모의면접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텍은 자기소개서·학생부·추천서를 온라인 접수하면 입학사정관이 평가해 장단점과 보완점을 e-메일로 회신해 주는 입시카운슬링제도를 운영 중이다.

 건국대(충주)·경기대·경원대·성신여대·아주대·한국외대 등도 지난해부터 모의면접 또는 전형체험캠프를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경원대·성신여대·아주대·한국외대는 학교 단위로 신청을 받아 직접 고교로 입학사정관이 모의면접을 나가기도 한다. 대부분 대학이 지역 제한 없이 개별 또는 학교 단위로 신청을 받아 준다. 수험생이 원한다면 다양한 학교의 모의면접을 해 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아주대 최인지(35·여) 선임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에 대해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며 “학생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대학-고교 연계과정 개설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의 확대도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았다. 진로탐색·전공체험부터 잠재력 개발 과정까지 학생들이 진로·적성 계발에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늘었다. 홍익대는 지난달 미술교사가 없는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홍익미술체험캠프를 열었다. 미술 기본이론은 물론 전공 실기, 창의성 특강까지 다채로운 과정이 진행됐다. 서울대는 지난해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목포·정읍·철원 등 지방 소도시에서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대·지자체·지역고교가 연합해 미래인재학교를 운영했다. 인문·사회·자연·미술·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서울대 교수와 지역 국립대 교수가 함께 나서 여름·겨울·주말 학교를 운영했다.

  건국대·동국대·단국대·전주대·경북대 등은 진로탐색·전공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동국대 김홍희 사정관은 “일선 고교에선 전공 체험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창의적 체험활동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이런 전공체험 과정은 4월부터 시작해 여름방학 기간과 겨울방학 동안 진행된다. 한 달 이상 장기간 운영하는 잠재력개발 과정도 눈길을 끌었다. 교수특강·창의력향상과정·조별 프로젝트 등 수준 높은 교육과정들이 진행됐다. 경희대·포스텍·유니스트대 등이 그런 예다. 진선여고 정극상 진학지도부장은 “대학-고교 연계 과정은 진로·적성을 계발하면서 목표 대학에 대한 일관된 관심과 열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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