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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2011 시사 총정리 ③ (2월21일~3월19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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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경제 14면

‘돈이면 모든 것을 살 수 있지만 한 가지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상식이다’. 조금 지나친 표현 같지만 상식은 스스로 힘써 익혀두지 않으면 돈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지난 2년간 수고한 노승옥 기자의 바통을 이어받아 시사용어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알아두면 교양이 빛나는 용어는 꼭 집어 모으고 너무 전문적인 용어는 살짝 빼고, 여러분의 지식 지갑을 두둑이 해주는 시사 총정리를 시작합니다.

강서규 기자

정치·국제

메이와쿠(迷惑)

‘남에게 끼치는 폐’를 뜻하는 일본말. 일본의 가정·학교 교육과 사회윤리의 핵심이 “메이와쿠 가케루나(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란 일본 고유의 정신 가치. 지난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이어진 대형 쓰나미로 동부 해안이 초토화됐으나 TV 화면에 비친 일본인들이 크게 울부짖지 않고 오히려 침착한 모습을 보여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일본 재난보도의 관행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나보다 더 큰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폐가 된다”는 일본인들의 배려 정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월 14일자 3면)

방사능 물질

방독면을 입은 검사요원이 지난 13일 고리야마에 위치한 후쿠시마 제2원전 인근에서 대피한 어린이들에게 방사능 측정 장비를 대며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두 어린이가 겁내거나 소란을 피우지 않고 의연하게 검사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본인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메이와쿠 정신을 교육받는다. [로이터=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사고가 잇따르면서 ‘방사능 물질 유출’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우라늄235같이 핵이 불안정한 원소들은 스스로 붕괴를 일으킨다. 붕괴해 다른 원소로 바뀌는 과정에서 막대한 열과 함께 입자(α선, β선, 중성자선)나 전자기파(X선, γ선) 등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를 방사선이라고 한다. 원전 폭발 때 나오는 인공 방사능 물질 중 인체에 치명적인 것은 세슘(Cs·Cesium)·스트론튬(Sr·Strontium)·요오드(I·Iodine) 등이다. 세슘·스트론튬은 뼈에, 요오드는 갑상선에 잘 달라붙어 암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3월 14일자 5면)

석패율 제도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해도 석패율(惜敗率·낙선후보 득표수를 당선자 득표수로 나눈 비율)이 높으면 비례대표로 등원할 수 있게 구제해 주는 제도. 2000년 16대 총선 때 김대중 대통령이 제안했지만 무산됐었다. 여야 지도부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석패율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월 21일자 4면)

재스민 혁명

2010년 말부터 튀니지에서 시민들이 일으킨 튀니지 혁명(사진). 튀니지의 나라 꽃인 재스민(모리화·재스민차의 원료 식물)에 빗대어 재스민 혁명으로도 불린다. 그 결과 23년간 집권한 벤 알리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사퇴하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이 혁명의 물결은 이집트로 번져 무바라크 대통령을 퇴진시켜 ‘이집트혁명’ 또는 ‘키파야 혁명’으로 불리게 됐다.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 15개국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나 성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2월 26일자 6면)

초과이익공유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자는 정운찬(전 국무총리·사진) 동반성장위원장의 구상. 대기업이 연초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냈을 경우 초과이익에 협력사가 기여한 부분을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평가해 협력사를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와 여야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3월 11일자 3면 )

우주왕복선

일회용인 로켓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주와 지구 사이를 반복해 왕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유인 우주선. 1977년 실험기 ‘엔터프라이즈호’가 유인 단독착륙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1981년 4월 12일 존 영과 크리프 2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이후 ‘챌린저호’(1983), ‘디스커버리호’(1984), 아틀랜티스호(1985), 인데버호(1992)가 차례로 제작됐다. 1986년 1월 28일 ‘챌린저호’가 발사한 지 1분13초 만에 폭발했고, 2003년 2월 1일엔 ‘컬럼비아호’가 지구 귀환 중 공중 폭발했다. 챌린저호 사고 이후 미국의 자존심을 살려준 디스커버리호(사진)가 지난 2월 24일 발사를 끝으로 퇴역한다. 27년간 39회 발사돼 임무를 수행했다. 엔데버호·아틀랜티스호도 각각 올 4월과 6월 은퇴할 예정이다. (2월 26일자 12면)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

‘세계 최고 갑부는 빌 게이츠’라는 상식을 2년째 갈아치운 멕시코 통신재벌. 포브스지 집계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올해 740억 달러(약 83조원)로 지난 1년 동안에만 205억 달러가 불었다. 하루 63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2위 빌 게이츠는 지난해 280억 달러를 기부로 사용해 올해 560억 달러로 줄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86억 달러로 105위다. (3월 11일자 14면)

경제

수쿠크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금융상품. 실질적으론 채권이지만 실물거래를 통해 이자 대신 수익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취한다. 예를 들어 수쿠크를 발행하는 회사(이슬람 자금을 이용하는 국내 회사)가 자신이 가진 부동산 등의 소유권을 이슬람 투자자에게 넘기고 그 대금을 받아 이용함과 동시에 회사는 그 부동산을 임대 형식으로 그대로 쓰면서 임차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 임차료가 이자인 셈이다. 만기가 되면 이를 다시 되돌려 놓는다. 이 과정에서 자산 매매와 리스(임대) 등 행위가 벌어지다 보니 현행법에선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부가가치세 등 다른 채권에 붙지 않는 다양한 세금이 매겨지는 문제가 생긴다. 정부는 자금 성격상 급격히 국외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일부 개신교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쳤다. (2월 21일자 4, 5면)

딤섬본드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 중국식 만두인 딤섬(點心)에서 따왔다. 중국 본토의 ‘팬더본드’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 자격이 있어야 발행할 수 있지만 딤섬본드는 이런 제한이 없고, 위안화 절상에 따라 환차익이 부각되고 있어 위안화 대체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딤섬본드의 이자는 연 3%로 낮은 편이지만 위안화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연 9% 이상의 수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월 21일 E12면)

네덜란드병(Dutch Disese)

자원부국이 자원 수출에 따른 외국 자본 유입으로 일시적인 호황을 누리지만 물가와 통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제조업 쇠퇴로 결국 경기침체에 빠지는 현상. 1959년 유전 발견으로 잠시 호황을 누렸던 네덜란드가 제조업 낙후로 1960~70년대 침체에 빠졌던 사례에서 유래했다. 최근 중국이 물가와 임금 상승을 겪으면서 수출 상품에 인플레이션을 얹어 수출함으로써 브라질 등 자원부국 수입국에서 네덜란드병이 심화되고 있다. (3월 9일자 E2면)

3D TV 방식

세계 3D TV 기술을 선도하는 삼성과 LG가 서로 다른 방식을 두고 자기 방식이 한 수 위라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삼성 방식은 ‘액티브 셔터 글라스 방식’을 사용한다. TV와 안경이 전자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시간차로 보여준다. 안경이 중요하다. LG방식은 ‘패시브 편광 방식’으로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이 TV 패널에 부착된 편광판을 통과하면서 분리돼 각각 다른 영상을 보게 돼 입체영상이 만들어진다. 안경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도시바가 처음 개발한 안경 없이 보는 3D TV도 업체 간 개발 경쟁이 가속화돼 조만간 상용화될 전망이다. (3월 10일자 E1면)

사회

리무진 리버럴

미국 사회에서 ‘부자 좌파’를 비꼴 때 사용한다. 리무진을 타고 다닐 정도로 화려한 생활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이 이중적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프랑스에서는 ‘고슈 캐비아(캐비아 좌파)’라고 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기존 좌파에서 분화돼 ‘강남 좌파’로 불리는 리무진 리버럴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울대 조국(사진) 교수와 이준구 교수가 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도 ‘강남 좌파’를 옹호하고 있다. 이들은 고학력·전문직이면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되 사회주의나 주체사상을 추종하지 않고 유럽식 복지국가를 지향한다. (3월 8일자 2면)

향판

서울과 지방을 순환근무하지 않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만 계속 일하는 판사. 2004년 ‘지역 법관’으로 제도화됐다. 부산·대구·광주·대전고법 관할 4개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광주지법의 선재성 수석 부장판사와 대전지법 모 부장판사가 모두 향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판 원님’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주민의 사정을 잘 이해한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지역 변호사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거나 비리를 저질러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적고 피고인 측의 로비에 취약하다는 등의 비판도 일고 있다. (3월 10일자 20면)

문화·스포츠

TED 콘퍼런스

기술(Technology)·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디자인(Design)의 머리글자로 첨단기술과 지적 유희, 예술과 디자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행사다. 다보스 포럼이 ‘거대담론’을 논하는 자리라면 TED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임이다. 올해는 2월 28일(현지시간)부터 3월 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개최됐다. 올해 주제는 ‘놀라움의 재발견(The Rediscovery of Wonder)’이었다. TED에 나서는 강사는 누구나 18분 안에 강연을 마쳐야 하므로 자신의 혼을 불사르게 된다. 그래서 ‘18분의 마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3월 1일자 1면)

레이디 가가(Lady Gaga)

미국의 25세 싱어송 라이터.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유명 가수의 노래를 작곡하면서 경력을 쌓아 2008년 솔로 팝 가수로 데뷔했다. 대중예술의 극단을 넘나들며 온갖 관습과 장벽을 허물고 파격적인 패션과 음악으로 5000만 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팬들은 그를 ‘마더 몬스터(Mother Monster)’라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가운데 7위에 올랐다. (2월 25일 2면)

식스 네이션스 챔피언십

매년 2~3월 열리는 유럽 럭비경기대회. 잉글랜드·프랑스·아일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이탈리아 등 유럽 럭비 강호 6개국이 풀리그로 겨루는 대회다. 본래 영국 연방 4개국이 겨루는 홈 네이션스로 출발(1883)했고, 나중에 프랑스(1910)와 이탈리아(2000)가 가세했다. 뉴질랜드·호주·남아공이 펼치는 ‘트라이 네이션스’와 함께 식스 네이션스는 세계 럭비를 이끌어 가는 양대 리그로 불린다. (2월 25일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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