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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상품 작을수록 아름답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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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갤러리 내부. 현대산업개발과 싸이칸홀딩스가 분양하는 오피스텔 강남역2차 아이파크에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70여명씩 줄을 서 있었다.

이날 전용면적 25~29㎡(이하 전용면적) 크기 99실을 놓고 청약을 한 사람은 5109명, 평균 청약 경쟁률은 56.7대1을 기록했다.

싸이칸홀딩스 개발사업부 김형술 차장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리고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의 경쟁률은 최근 2년간 수도권에서 분양된 주택과 오피스텔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수익을 노린 30㎡미만의 초소형 주거시설의 인기가 연일 치솟고 있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내놓기만 하면 팔리는 상황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도시형생활주택인 강동구 길동 현대웰하임(14~18㎡, 267가구)과 관악구 청룡동 한미파슨스 마에스트로(19㎡ 84가구)가 10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로 주인을 찾았고, 올해는 대우건설이 짓는 오피스텔 이대역 푸르지오시티가 평균 13.7대1로 마감됐다. 푸르지오시티는 전체 362실 가운데 97%가 초소형인 27~29㎡형으로 구성됐다.

기존 아파트 초소형값도 강세

기존 아파트의 초소형 시세도 상승세다. 서울 시내 30㎡형 미만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올 들어 2월까지 1.24% 올랐다.(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 특히 지역적으로 한 달 사이 5% 가까이 오른 곳도 많다.

예컨대 강남구 대치동 주상복합아파트인 선릉역대우아이빌 25㎡형은 지난달 말 1억6500만원이었으나 현재 1억7250만원까지 상승했다. 오피스텔 상승폭은 더 크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1~2월 30㎡형 미만 오피스텔은 서울 7.27%, 수도권 5.92% 급등했다.

초소형이 인기를 끄는 건 적은 투자비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30㎡미만 초소형 주택의 분양가는 땅값이 비싼 강남 등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 1억1억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오피스텔은 분양가의 50%, 도시형생활주택은 매매가 대비 40% 정도면 매입이 가능하다.

▲ 최근 5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강남역 2차 아이파크 오피스텔 내부모습.

도시형생활주택 전문기업인 야촌주택 장기주 이사는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의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임대보증금 등 활용해 4000만~5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며 “대출이자를 부담하고 6~7% 수익률이 나오는 곳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 2월11일 발표한 전월세 대책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는 더 올라갔다. 취등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주택사업자 요건이 기존 ‘5가구 이상 10년 이상 임대’에서 ‘3가구 이상 5년 이상 임대’로 바뀌어 임대사업을 하기 한결 수월해졌다.

마땅히 투자할 곳 없는 소액자금 몰려

인천시 계양구에 사는 장유성(41)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9일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지어지는 도시형생활주택 청계 지웰에스테이트를 3가구 계약했다. 그가 이를 위해 쓴 돈은 현금 1억3100만원에 불과하다. 주택담보대출을 60% 받고 임대보증금으로 잔금을 해결하면 된다.

장씨는 “취등록세 등 각종 세금이 면제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3채를 사서 임대사업을 하기로 했다”며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고 나중에 인근 뉴타운이 개발되면 시세차익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계 신영지웰 이태훈 본부장은 “분양을 시작한 이래 올 들어 한 달 반 동안 80%이상 계약을 체결했다”며 “그중 80%가 투자수요이며, 그중 절반은 2~3가구씩 계약한 다주택 보유자”라고 말했다.

초소형 주택 인기가 높지만 주의해야할 점이 많다. 무엇보다 수익률이 불안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임대사업을 하다보면 한두달 빈 공간으로 남겨둘 경우도 생기고, 금리 인상 등의 외부 변수에 따라 대출이자 부담이 더 생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자칫 수익률이 은행 이자율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시세도 중대형에 비해 크게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초소형 주택은 대부분 개발이 완료된 도심에 지어진 것이어서 땅값이 오를 만큼 오른 경우가 많아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보통 6~7% 선인데 외부 변수로 금방 5%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분양가 수준, 안정적인 임대수요, 금리전망 등 다양한 측면을 비교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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