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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요 인물 포섭하거나 돈 뜯어내기 위해 '미인계 공작' 벌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당국이 ‘미인계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열린북한방송이 27일 보도했다. 공작을 벌이는 이유는 주요 인물을 포섭해 북한의 주체 사상을 전파하거나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다.

북한 내부 고위급 소식통은 최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한 출판사 편집부장 A씨가 북한에서 당한 ‘미인계 공작’ 사례를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몇 해 전 북한을 방문한 A씨는 투숙하고 있던 호텔에서 일하던 미모의 30대 여성 룸메이드(호텔객실정비원)에게 동침 제안을 받았다.

A씨는 약속된 시간에 맞춰 메이드 방을 찾아 갔다. 그런데 문을 연 순간 갑자기 나타난 보위부원 2명이 그를 덮쳤다. 보위부원들은 A씨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주면 발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씨는 그들이 요구한 돈을 준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또 유럽지역 한 북한 공관원은 북한 당국이 미모의 공작원들을 고려호텔 내 외국인 전용초대소에 배치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북한 체제를 추종하는 세력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공관원에 따르면 보위부 등에서 양성된 미녀 공작원들은 특별 접대 대상자에게 접근해 연회에 동석하거나 동침했다. 대상자는 주로 조총련계 상공인, 중국의 유명 재계인사 등이다. 미녀 공작원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파견돼 외부 인사들을 포섭, 북한에 충성하도록 하고 있다.

열린북한방송이 전한 또 하나의 사례는 미국 뉴욕의 한 재미교포 김모 목사 이야기다. 방송에 따르면 김 목사는 2003년 평양 고려호텔에 묵었을 때 미녀 공작원이 반라의 상태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금전적 손해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이 여성은 김 목사의 객실에 찾아와 동침을 요구했고 김 목사가 거절하자 사정하며 쫓아내지 말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이를 거절하지 못한 김 목사는 할 수 없이 방 한 켠을 내줬다. 이를 몰래 녹화한 보위부는 김 목사를 협박했고 수천 달러의 거액을 요구했다. 또 미 한인사회에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논리를 전파하도록 강요했다.

한편 북한은 2000년대 중반부터 대남공작에도 미인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보위부 소속 공작원 원정화(2008년)와 김미화(2009년) 사건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입국한 뒤 성(性)을 무기로 남성들을 유혹해 기밀을 빼냈다는 점이다.

온라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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