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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식 경영' 세계기업경영 스탠더드로

중앙일보

입력

미 실리콘밸리의 벤처정신이 세계기업경영의 스탠더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실리콘 밸리식 근무방식에 익숙한 노동력이 대거 늘어나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없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를 무대로 자유경쟁을 벌여야 하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경영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감이 숨어있다. 말하자면 실리콘 밸리식 생산성향상만이 생존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 근무시간 개념이 바뀐다〓미 경제주간지 비지니스 위크는 최신호(12월6일자)에서 미 최대 호텔체인업체인 노스 다코타주 사랄드슨 엔터프라즈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전했다.

이유는 직원들의 임금이 근무시간에 따르지 않고 직원이 일하는 양과 질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방을 청소하는 직원들은 자신이 청소한 방의 수만큼 임금을 받는다. 회사측은 동종 타회사에 비해 생산성이 30%는 높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컨티넨털 에어라인 승무원들의 근무시간은 비행기에 씜쪄?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계산된다. 비정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이지만 회사측은 이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직원들의 업무처리의 질이나 생산성은 오히려 강화됐기 때문이다. 모두가 실적과 내용위주로 경영되는 실리콘밸리식 경영방식이다.

주 40시간이라는 법정근로시간의 개념도 의미를 잃은지 오래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 미국인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10년 전에 비해 연간 2백60시간이 늘었다.

일이 성취될 때까지 직원들은 일을 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경영방식이 근무시간이 늘어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월급보다 인센티브를 늘린다〓미국 호텔과 미용실은 요즘 직원들에게 월급보다는 인센티브로 승부를 걸고 있다. 고객유치성과에 따라 최신형 BMW, 지프 랭글러, 1만5천달러의 수표 등을 준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치즈케익 팩토리사는 2년전 사내 모든 이사들에게 스톡옵션제를 도입하고 BMW 한대씩을 제공한뒤 생산성이 이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고 한다.

미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은 지난 90년 5.2%에서 지난해와 올해 각각 4.2%로 꾸준히 줄고 있다는게 미정부 통계다. 대신 기업의 70%가 스톡옵션제나 성과급제와 같은 인센티브제를 도입, 임금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한편 최근 미 스탠퍼드 대학 경영학과 졸업생들의 직원 50인 이하 기업 취업비율도 지난해 15%대에서 올해 30%를 넘어 두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중소기업일수록 벤처정신에 입각한 인센티브제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 외국인과 임시직을 적극 활용한다〓캘리포니아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인 글로비아 인터내셔널에서 개발되는 소프트웨어의 90%는 일본과 한국.인도.러시아.아일랜드 등에서 온 외국인들이다. 능력은 미국인에 처지지 않으면서 임금은 최소한 20% 이상 싸기 때문에 생산성은 늘 수 밖에 없다.

제너럴 일렉트릭(GE).마이크로소프트(MS).리얼네트워크는 특정부문을 해외사업장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노령인력 집중 해고와 임시직 근로자들의 채용 확대(96~2006년 50% 증가예상)등으로 생산성 향상을 노리고 있다.

미 경제의 산업생산성이 97년 6.0%로 최고치를 기록한이래 98년 3.6%, 99년 2.6%(추정치)로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러한 실리콘밸리식 경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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