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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대출 대규모 부실화가 원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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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호 24면

부산을 기반으로 영업하던 부산저축은행은 5개 계열사(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를 합쳐 자산이 10조원에 달하는 금융그룹이다. 자산규모로만 따지면 지방은행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북은행(8조9000억원)이나 제주은행(2조9000억원)보다 크다. 주력 회사인 부산(3조7400억원)과 부산2 (3조1800억원) 저축은행은 각각 부산에서만 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었다. 따라서 이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앞으로 부산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업정지 7곳은

부산·부산2·대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회계결산 결과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자기자본(176억원)이 마이너스는 면했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3.56%로 정부가 정한 최소 기준(5%)에 못 미쳤다. 전주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5.63%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나 계열사들의 부실에 따른 예금인출 사태로 함께 영업정지 됐다.

1970년 설립된 부산저축은행은 한때 우량회사로 알려졌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자 곳곳에서 사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대출이 부실화됐다. 특히 계열사 여러 곳이 공동으로 PF 대출을 운영하다 보니 한 사업장의 부실이 전 계열사에 파급되는 구조였다.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는 박연호 회장이다. 박 회장의 부친인 박상구 명예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큰 조카다.

보해저축은행은 보해양조가 대주주다. 본점은 전남 목포, 지점은 광주에 한 곳이 있다. BIS 비율은 지난해 말 마이너스 1.09%였다. 지난 8일 320억원의 증자를 실시해 BIS 비율을 3.13%까지 높였으나 이번에 문을 닫게 됐다.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1조200억원으로 대형 저축은행에 속한다.

증시에 상장된 저축은행은 모두 7곳이다. 올 들어 문을 닫은 7개사는 모두 비상장사다. 17~18일 증시에서 상장 7개사의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서울(15원)·제일(10원)·진흥(30원) 저축은행의 주가는 16일 종가에 비해 조금 올랐다. 반면 솔로몬(-25원)·한국(-10원)·신민(-5원)·푸른(-5원) 저축은행은 약간 떨어졌다. 시장에선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인 금융지주사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예금보험공사는 18일 영업정지 중인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우선협상대상자에 우리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17일(150원, 1.03%)과 18일(50원, 0.35%) 이틀 연속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강현수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실 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예고된 수순이어서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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