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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준비 중인 ‘내 남자에게’ 작곡자 김신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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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내 남자에게’의 작곡자 김신일(사진)씨는 1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맨 처음 ‘섬데이’를 들었을 때 멜로디·코드뿐만아니라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 몹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박진영씨와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은 이상 이렇게 똑같을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래를 옷에 비유하자면 단추문양까지 똑같이 만든 건데 (표절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고 했다.

-맨 처음 표절 의혹을 어떻게 알게 됐나.

 “인터넷을 통해 처음 알았다. 너무 비슷해서 박진영씨 측에 사실 확인을 하고자 연락을 했지만 직접 통화할 순 없었다.”

-박진영씨 측은 ‘머니코드’라고 주장하는데.

 “머니코드는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는 코드 진행을 뜻한다. 하지만 문제가 된 ‘내 남자에게’의 후렴 부분은 머니코드가 아니라 화성이 복잡한 재즈코드다. 복잡한 화성과 멜로디가 우연히 똑같아졌다는 주장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JYP 측에서 연락이 왔나.

 “아무 연락이 없다. 대신 박진영씨 측근이 ‘(소송을 하든) 마음대로 하라’고 전해왔다고 들었다. 만에 하나 우연히 교감이 통했다고 하더라도 박진영씨 본인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진실을 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법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깝다.”

-JYP 측은 미국 가수 제이 모스의 ‘갓 해픈스(God Happens)’에도 유사한 멜로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갓 해픈스’는 2009년에 나온 노래다. 반면 ‘내 남자에게’는 2005년에 발표된 곡이다. ‘갓 해픈스’에 비슷한 멜로디가 있다는 건 오히려 그 곡이 ‘내 남자에게’를 표절한 의혹이 있다는 뜻이다. JYP 측이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려준 셈이다. 제이 모스 측에도 표절 관련 소송을 제기할 생각이다.”

-표절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제작자들이 작곡가들에 대해 전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작곡가가 만들지 않으면 유명 작곡가가 될 수 없는 구조다. 짧은 시간에 귀에 익숙한 멜로디를 만들려다 보면 유명한 곡을 카피하고 싶은 유혹이 든다. 이런 구조에선 창의성이 지켜지기 힘들다. 공교롭게도 박진영씨는 제작과 작곡을 동시에 하고 있다.”

-표절을 입증할 자신 있나.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전문가들로부터 1차 검증을 받았다. 두 곡이 92% 유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순수하게 창작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수많은 작곡가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입증해내겠다.”

글·사진=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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