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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맞서는 패기, 숙명의 라이벌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03호 20면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도요타 코롤라는 북미에서 같은 타깃 층을 노리는 라이벌이다. 숙명의 맞수가 국내에서도 맞붙게 됐다. 이전 세대의 아반떼만 해도 코롤라와 정면승부는 무리였다. 브랜드 인지도와 성능·품질 모두 같은 선에서 비교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반떼가 신형으로 거듭나면서 각종 수치 비교에서 코롤라를 앞서게 됐다. 쏘나타의 캠리 역전극이 재현된 것이다.

소형차 현대 아반떼 vs 도요타 코롤라

이번 아반떼의 디자인에 녹아든 개념은 자신감이다. 철판을 과감하게 주물렀다. 무엇보다 라이벌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없다. 지나친 감도 없지 않다. 많이 눕힌 앞유리나 기교를 남발한 인테리어는 스포츠 쿠페(문이 좌우에 한 개씩만 달린 차)라 해도 될 정도다. 반면 코롤라는 날렵하되 보수적인 분위기가 짙다. 가만 놔둬도 잘 팔리는데 괜한 모험은 하지 않겠다는 신중함이 묻어난다. 코롤라의 배기량은 1.8L다. 아반떼의 1.6L를 웃돈다. 그런데 출력은 반대다. 아반떼가 140마력으로 132마력의 코롤라를 앞선다. 비결은 직분사(GDI) 시스템. 아반떼는 연료를 공기와 미리 섞지 않고 실린더에 직접 뿜는다. 고압으로 으깨어 뿜어 폭발의 질이 좋다. 차가운 연료가 실린더도 식힌다. 그래서 효율이 좋다. 그만큼 출력과 연비에 유리하다.

변속기도 아반떼가 자동 6단으로 한 수 위다. 코롤라는 자동 4단이다. 기어 단수를 잘게 쪼갤수록 부드러운 변속과 고속주행 연비에 도움이 된다. 에어백은 둘 다 6개씩 품었다. 각각의 바퀴에 개별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 타이어 공기압 경고장치도 빠짐없이 갖췄다. 각종 장비와 기술로 드러난 안전성에선 좀처럼 둘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아반떼는 패기 넘치는 도전자다. 후발주자답게 경쟁자를 꼼꼼히 분석해 치열하게 한 뼘이라도 앞섰다. 반면 코롤라는 노련한 챔피언이다. 미국 시장에서 동급 베스트셀러답게 오랜 세월 농익은 완성도로 승부에 나설 참이다. 아반떼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도요타는 미국에서 2011년형 코롤라를 선보이면서 40여 년 전통을 누누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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