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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자연다큐 촬영현장…새와 땅의 관계 짚어

중앙일보

입력

국제화물여객 터미널 신축공사가 한창인 군산 신항. 소형 동력선을 타고 3~4분 나가면 1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섬 유부도와 마주친다. 이곳에는 희귀 조류인 검은머리물떼새(천연기념물 3백26호) 6백여 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다.

성격이 워낙 예민해 조금만 가까이 가도 저 멀리 달아나기 때문에 제작진은 통상 70~80m의 거리를 두고 무인카메라로 새들의 움직임을 앵글에 잡는다. 유부도를 방문한 지난 5일 이곳 개펄에선 수십 마리의 검은머리물떼새가 먹이를 찾고 있었다.

물을 튀기며 암컷 위에 올라가 짝짓기를 시도하는 수컷이 보이고 영역을 침범해온 다른 새의 새끼를 쫓아내는 모습도 눈에 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봄이 되면 서해안 무인도로 각기 흩어진다.

"지난해만 해도 3천5백 마리가 장관을 이뤘다" 고 김주홍 PD는 말한다. 하지만 낚시꾼이 늘어나고 개펄이 줄어들면서 물떼새 숫자가 감소하고 있어 안타깝단다.

반면 좋은 소식도 있다. 장다리물떼새가 지난해 처음으로 서해안 천수만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봄 가을에 잠시 서해안을 지나가는 나그네새로 알려진 장다리물떼새가 어떻게 갑자기 나타나 번식할 수 있었을까. 이는 천수만 일대에 인공으로 조성한 대규모 논에 사람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워낙 논이 광활해 파종.시비(施肥) .수확 등을 대부분 기계로 하고 그 중간에는 인적이 끊겨 장다리물떼새가 살기에 좋은 보금자리가 생긴 것이다.

EBS가 12월말에 방영할 자연다큐 '물떼새, 그들의 생존' 은 이처럼 땅(터) 을 기준으로 물떼새의 생태를 밝혀낼 예정이다. 지난 5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경쾌한 몸놀림으로 구애하는 꼬마물떼새, 수컷이 마련한 둥지가 마음에 들어야 교미를 허락하는 흰물떼새 등 우리 땅에 사는 물떼새가 모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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