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스토리4 보석을 보는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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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석(寶石)’이란 아주 단단하고 빛깔과 광택이 아름다운 광물을 말한다. 여기에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희귀성’이다. 보석은 귀한 만큼 구입할 때 적당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종류 또한 수백여 가지여서 이왕이면 보석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구입하는 게 좋다.

 몇 년 전 지인이 동남아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루비 원석을 사온 일이 있었다. “현지에서 질 좋은 원석을 저렴하게 구입했다”며 반지 세팅을 부탁했다. 루비를 보기 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보석의 질이 좋지 않았다. 지인의 기분을 생각해 사실대로 말하진 않았으나 씁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일반인 대부분은 보석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 그렇다보니 “고가의 보석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을 들으면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보석을 고르는 요령을 설명하려 한다.

 먼저, 외국에서 구입하는 보석이 질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질좋은 보석은 대개 전문 딜러에 의해 거래되므로 그외 유통과정에서 시세보다 유난히 저렴하다든지 가격에 비해 질이 월등히 좋은 보석이란 말을 듣는다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보석마다 기준도 조금씩 다르다. 감정을 통해 등급이 결정되는 다이아몬드는 감정서가 첨부돼 유통된다. 다이아몬드 감정 기준은 우리가 흔히 캐럿이라고 부르는 중량, 투명도(clarity), 색상(color), 연마(cut) 등 4가지다. 가격을 결정하는 이들 등급이 명확히 표기돼 있는지, 공인된 감정기관인지, 감정서가 첨부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진주는 크게 해수진주와 담수진주로 나뉜다. 해수는 바다에서, 담수는 민물(강물)에서 양식돼 생산된 것을 말한다. 보통 해수진주가 더 고가다. 진주는 알이 클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광택과 색상, 구형에 가까운 모양, 그리고 진주층에 따라서도 등급이 달라진다. 진주는 감정서가 아닌 감별서가 첨부된다. 다이아몬드처럼 정확한 감정기준을 두지 않기 때문에 감별만 한다.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는 유색보석을 대표한다. 최근에는 파스텔톤의 아쿠아마린·시트린·가넷·자수정처럼 연한 색의 유색보석도 인기다. 색이 다양하고 가격대도 낮아서다. 유색보석은 종류가 다양해 취향에 따른 선택폭이 크므로 구입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보석을 관리하는 방법이나 시세 정도만 파악하고 있으면 된다. 품질은 색상의 선명도나 내포물의 유무로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루비는 선홍빛(전문가들은 핏빛이라 일컫는다)에 가깝고 보석 안이 탁하지 않고 투명해야 좋다. 반대로 하늘색이나 밝은 파란색을 띠는 아쿠아마린과 자수정은 예전에는 색이 진할수록 질이 좋다고 알려졌으나 촤근엔 옅은 색의 푸른빛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수정 역시 진한 보라색보다 연보라 계열이 더 좋다.

 내포물은 눈에 크게 띄지 않는 정도면 괜찮다. 대부분의 원석에는 내포물이 있다. 육안으로 봤을 때 보석 안쪽에 실 같은 모양이나 안개처럼 뿌연 부분, 혹은 또 다른 결정이 있는 것을 내포물이라고 한다. 유색보석은 다이아몬드처럼 강하지 않아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깨질 수 있다. 구입할 때 감별서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사실 보석을 구입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보석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주얼리 디자이너 한영진=주얼리 브랜드 오르시아의 대표로, 2007 국제 귀금속 장신구 대전에서 수상했다. 2008년 뉴욕 국제주얼리박람회 자문위원을 맡았고, 같은 해 지식경제부 주최 주얼리 디자인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2009년 드라마 ‘천추태후’의 봉관 제작기술을 자문했으며, 여러차례 TV 드라마와 영화 제작·협찬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제 21회 전국귀금속 디자인 공모전 특별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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