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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신도시 가라앉는다…내외지구 60만평중 15만평 지반침하

중앙일보

입력

9일 오전 경남 김해시 내외지구 신시가지내 H아파트 단지. 화단을 철거하는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다. 주차장 곳곳이 푹 꺼져 있고 아파트 출입구마다 내려앉은 땅 때문에 계단이 솟아올라 보인다.

부근의 D아파트도 아파트 진입로와 단지내 주차장이 내려앉고 S아파트 일부 건물1층에도 균열이 생겼다.

3년전에는 역시 지반침하로 H아파트 근처 가스매설관과 오수관 등이 파열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경남 김해시 내외 신도시(1만3천8백가구 입주)가 지반침하로 아파트와 학교 건물이 심하게 균열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아파트 단지 가운데 있는 임호초등학교. 이 학교 운동장을 둘러싼 스탠드 곳곳에 균열이 가있으며 운동장 바닥과 계단 사이는 축구공이 끼일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다.

6학년 李현준(13)군은 "스탠드가 기울어져 바로 앉아있을 수 없고 걸어가다 꺼진 곳에 걸려 자주 넘어진다" 며 불안해 했다.

인근 임호중학교도 마찬가지. 중앙현관 주변 화단에 심어져 있는 나무가 비스듬히 서있다. 기우뚱 서있는 50여개의 개방형 담장기둥 아래로 학생들이 불안한 모습으로 오가고 있다.

박종기(朴鍾基)교장은 "이 일대 학교는 '지반침하가 심해 교육청에서 따로 관리할 정도" 라며 '그동안 서너차례의 보수공사를 벌였지만 침하가 멈추지 않아 땜질식 공사만 거듭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해시 조사 결과 지반침하가 심한 곳은 내외지구 59만여평 중 임호마을 주변 15만여평. 신도시에 들어서 있는 18개 단지 중 H.S아파트 등 2개단지 1천여가구는 지반침하가 심각한 수준이며 D.H 등 4개단지 4천2백여가구도 보수공사가 요청된다.

문제있는 아파트가 20여동이다. 내외동 H아파트 주민협의회가 동아대 토목과 등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92년 매립때부터 현재까지 심한 곳은 1백8㎝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4년간 4.3㎝가 더 침하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반침하는 저습지.논 등을 매립한 연약지반인데도 지반을 보강하지 않고 건물을 지어 발생했다.

한국토지공사가 91년 착공, 95년에 부지를 완공했으며 93년부터 민영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해 지난해 입주가 끝났다.

주민들은 ' "침하의 지속을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여서 두렵다" 며 ' "싼값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땅값을 낮췄다지만 지반공사를 무책임하게 한 것은 토지공사의 책임" 이라고 비난했다.

토지공사측은 "지반보강을 하면 땅값이 평당 12만~13만원 오르기 때문에 지반 보강 없이 분양했다" 고 해명했다. 도로부지만 지반공사를 해 문제가 없다.

토지공사 경남지사 하병순(河炳淳.47)과장은 "아파트 부지 분양공고를 할때 연약지반이므로 건물을 지을 때 주의하라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며 "시공업체들이 '지반침하를 예상하지 않고 '땅 다지기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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