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인터넷쇼핑도 장애인 차별

중앙일보

입력

최근 인터넷 쇼핑이 각광받고 있지만 장애인을위한 이용방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인터넷 쇼핑에서 조차 `장애인 차별대우''가 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초부터 시중 대형 백화점들이 앞다투어 `인터넷 쇼핑몰''이란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집안에서 마우스 클릭으로 각종 상품을 주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시각.지체 장애인들의 인터넷 사용을 돕는 터치 스크린(화면에 손을 대 이용하는 장치), 음성합성기(화면상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장치), 점자키보드 및 점자프린터 등 장애인 보조장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유명 백화점의 인터넷 쇼핑몰은 화면에 떠 있는 문자나 그림 등을 장애인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점자나 음성형태로 바꿔주는 장치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무엇보다 화면이동이나 상품주문 등 대부분 작업이 마우스로 하게 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점자키보드로는 아예 인터넷 쇼핑몰의 접근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백화점 관계자는 "전자상거래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을 위한 보조장치나 지원프로그램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터넷상의 장애인 차별대우''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미국에서는 장애인들과 해당업체간에 법적소송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전국시각장애인연합회(NFB)는 최근 세계적 인터넷운영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사''의 쇼핑몰 사이트가 시각장애인들의 이용 자체를 막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우리 정부도 뒤늦게 올해부터 2003년까지 100억원을 투입해 장애인을 위한 인터넷 보조장비 구입과 컴퓨터교육 등을 지원키로 했지만 전체 장애인이 헤택받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관련, 외국과 같이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편안하게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수 있도록 유통업체 등 관련기업들이 장애인 보조프로그램이나 장치를 의무적으로설치하는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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