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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골프 초절정 고수들 ‘4월 28일 이천서 뵙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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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 최고가 한국에 온다. 4월 28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 리조트에서 열리는 유러피언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참가한다. 그는 술과 사람을 좋아하는 진짜 남자다. 그 때문에 한때 몸무게가 110㎏까지 불고 세계랭킹은 266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허리 둘레를 7인치(약 18㎝) 줄이는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0월 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초단기 세계랭킹 1위에 머물다 말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 달리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간격을 점점 더 벌리면서 롱런 채비를 하고 있다. 장타이면서도 정교한 드라이브샷이 장기이며 스스럼 없이 팬들과 소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남자 세계랭킹 1위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2004년 1박2일간의 이벤트성 스킨스 게임차 제주도에 온 일이 있는데 당시 비제이 싱(피지)에게 1위를 빼앗긴 상황이었다. 싱, 닉 팔도(잉글랜드), 그레그 노먼(호주) 등도 한국 땅을 밟았으나 전성기를 지난 후였다.

 4회째를 맞는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올해 새롭게 도약한다. 갤러리가 거의 없는 제주에서 열리는 것이 약점이었는데 수도권 명문 골프코스로 장소를 옮겼다. 웨스트우드뿐 아니라 이언 폴터(잉글랜드), 어니 엘스(남아공), 양용은 등을 초청하면서 한국골프의 최대 이벤트가 됐다.

 유러피언 투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에 골프 붐이 일어 대회가 늘고 중동의 오일 달러를 유치하면서 상금 규모가 미국 PGA투어의 4분의 3 수준으로 올라갔다. 2011년 시즌 유러피언 투어는 25개국에서 열린다. 선수들은 거의 매주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 다른 기후, 다른 음식에 적응해야 하고 다른 잔디와 다른 모래 벙커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유러피언 투어에서 8차례 상금왕에 오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유러피언 투어는 여정이 길고 험해도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진짜 투어’다. 골프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오래된 코스의 전통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세계랭킹 1위 웨스트우드를 비롯해 3위 마틴 카이메르(독일), 차세대 황제로 꼽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미국 투어 카드를 거절하고 유러피언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선수들도 유러피언 투어에 빠져들고 있다.

 20일 개막하는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는 미국 선수인 필 미켈슨을 포함, 지난해 4개 메이저대회 우승자 전원이 참가한다. 2월 초 열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는 우즈와 웨스트우드가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미국의 빅스타들이 유러피언 투어에 나오는 이유는 유명 선수에게 상금과는 별도로 주는 돈인 초청료(appearance fee) 때문이다. PGA투어는 초청료가 없다. 유러피언 투어의 큰 매력이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 유러피언 투어의 판도 더 커지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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