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인공관절] 오래 쓰려면 관절액 생산하는 ‘활액막’ 살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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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가 늘며 인공관절 수술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관절을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재활치료와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간은 환자에 따라 단축되기도 한다.

 최근 이 같은 인공관절의 수명단축 원인 중 하나가 관절 속 관절액의 부족에 따른 마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체의 본래 관절 주위에는 관절이 움직일 때 마찰을 줄여주는 ‘관절액’(윤활제 역할)을 생산하는 ‘활액막’이 있다. 인공관절 수술 시 이 활액막을 제거하는 게 정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이상수 교수는 인공관절의 마모를 줄일 수 있는 관절액의 역할과 적정 농도를 밝혀 확인했다.

 이상수 교수의 실험 결과 인공관절 수술시 활액막을 살려 관절액이 공급되면 인공관절의 마모가 줄어 관절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인공관절 내 관절액의 용량에 따른 인공관절면의 마찰을 측정했다. 인공관절 중에서도 코발트-크롬 소재 고관절(엉덩이뼈) 제품을 사용했다. 인공고관절을 두 군으로 나눠 한 군은 ‘우혈청 알부민(BSA)용액’, 나머지는 ‘생리식염수’를 관절액으로 사용해 마찰반응과 마모도를 관찰했다. BSA는 인체의 활액막에서 생산하는 관절액과 성분이 비슷한 단백질 물질이다.

 연구 결과 BSA를 관절액으로 대신 사용한 인공관절 실험군은 마모 부위의 마찰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BSA용액 10㎎/mL일 때 마찰계수는 0.195㎛였다. 20㎎/mL는 0.087㎛, 30㎎/mL는 0.069㎛로, 관절액의 농도가 높을수록 마찰계수가 낮아졌다. 하지만 40㎎/mL에서 마찰계수는 0.066㎛로 관찰돼 30㎎/mL와 차이가 없었다. BSA 30㎎/mL는 우리 몸속 관절액 농도와 일치한다.

 이상수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 시 수명연장을 위한 활액막 보전의 필요성과 관절액의 적정량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고관절학회지 2010년 22호에 게재됐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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