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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수익률 26% … 10년 이상 투자해야 펀드보다 유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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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호 24면

● 적립식 펀드와 같다? 변액보험도 ‘보험’
보험설계사 얘기를 듣다 보면 생기는 의문이 있다. ‘그래서 변액보험과 펀드가 다른 게 뭐야’라는 것. 변액보험은 펀드와 닮았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일시납은 거치식 펀드, 매달 분납은 적립식 펀드와 비슷해 보인다. “펀드에 보험을 더했다”는 설계사 말에 혹하게 된다.

적립액 60조원 돌파 … 변액보험의 네 가지 오해와 진실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틀린 말이다. 변액보험도 엄연히 ‘보험’이다. 보험에 펀드의 장점을 더한 상품이다. 나중에 받을 수 있는 보험액이 ‘변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 보험은 보험이다. 변액연금보험은 연금보험처럼 노후생활 자금 마련에 적합한 상품이다. 10년 이상 투자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고, 가입 당시 생명표를 기준으로 사망 때까지 연금을 받도록 설계할 수 있다. 다만 운용성과에 따라서 연금액이 달라진다. 변액유니버설보험(VUL)은 ‘변액’ 기능에 입출금 기능이 있는 ‘유니버설’을 결합했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보험금에서 일부를 빼 쓸 수 있고, 돈이 부족하면 납입을 일정 기간 중지할 수도 있다. 시장이 좋을 땐 추가 납입도 가능하다. 변액종신보험은 종신보험처럼 만기 없이 사망 때 기본 사망보험금을 보장한다. 사망보험금액이 운용 성과에 따라 바뀔 뿐이다.
 변액보험은 보통의 보장성 보험과 마찬가지로 사업비나 위험보험료를 떼고 나머지 돈을 굴려 적립금을 불린다. 2% 안팎의 보수·수수료를 떼고 전부를 투자하는 펀드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매월 100만원을 내는 변액보험이 있다면 10만원은 사업비 등 명목으로 떼고 90만원만 투자한다. 연 10%의 수익을 냈더라도 적립금은 99만원으로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못 미친다.

 변액보험은 중도 해약하면 손해를 보기 쉽다. 일반 보장성보험을 중도에 해약하면 원래 낸 보험료 원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운용 성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7년 유지하고 해약하면 원금 이상을 받을 수 있다. 펀드가 대개 90일이 넘으면 수수료 없이 환매할 수 있는 것과 비교된다. 신한은행 WM사업부 이관석 팀장은 “변액보험은 중도 해약하면 손해여서 처음부터 자기가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의 30% 범위 내에서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령별로 적합한 변액보험을 고를 것을 조언한다. 20~30대라면 투자 성격이 강한 변액유니버설보험이 좋다. 30대 후반~40대 중반이라면 은퇴 준비를 위해 변액연금보험을 활용할 수 있다. 50대 전후라면 병에 걸리거나 사망의 경우 가족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변액종신보험을 선택할 만하다.

● 주택마련 수단이다? 노후생활자금 준비용
앞서 말했듯 변액보험은 펀드가 아니다. 사업비를 떼고 적립하는 만큼 펀드에 비해 불리하다. 연 8%의 수익을 낸다고 가정하고 매달 100만원씩 변액보험과 펀드에 가입했을 때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을 계산해 봤다(변액보험은 알리안츠파워리턴변액유니버설보험으로 순수익률은 연 7.1%, 펀드는 총 비용을 연 2%로 가정했다). 1년 뒤 변액보험을 해약하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67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펀드는 1239만원을 찾을 수 있다. 2년 뒤 해약하면 변액보험은 1936만원, 펀드는 2551만원을 돌려받는다. 변액보험 쪽이 훨씬 불리해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차이는 줄어든다. 20년 유지하면 변액보험의 해약 환급금이 펀드 평가액보다 많다. 보험의 보장 기능을 감안하면 펀드보다 유리한 셈이다.

 사업비는 가입 초기에 떼기 시작해 통상 7년 정도 지나면 오히려 펀드보다 수수료가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10년이 지난 후에는 펀드를 유지할 때 들어가는 비용보다 변액보험 유지비가 훨씬 적게 든다. 또 10년 이상 가입하면 변액보험은 보험차익(보험금-보험료)에 대해 이자소득세(15.4%)가 전액 비과세 된다.

 따라서 10년 이상 투자하겠다는 계획이 확고할 때는 변액보험이 유리하다. 그리고 보험료 내는 기간을 늘릴수록 저렴한 비용으로 변액보험 자산을 굴릴 수 있다. 이관석 팀장은 “결혼·여행·자동차구입 등 3년 이하의 단기자금 마련은 금리가 낮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적금으로, 주택마련·자녀교육 등 3~10년의 자금은 주식형 펀드로, 노후생활자금 마련처럼 10년이 넘는 경우에는 변액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변액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면 펀드를 들고 보험은 따로 들어 보장을 받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가입 후엔 신경 끈다? 시황 따라 갈아타라
변액보험 적립금은 다양한 상품(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같은 변액보험이라도 적립금을 어떤 유형의 펀드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적절히 갈아타는 것이 변액보험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변액보험은 적게는 두 개에서 많게는 열 개 넘는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알리안츠파워리턴변액유니버설보험의 경우 투자할 수 있는 펀드가 안정형·채권형·주식혼합형·토탈리턴글로벌채권재간접형·이머징마켓채권재간접형·성장형·코(Ko)-브릭스주식형·브릭스주식형·인덱스혼합형·글로벌리츠형·혼합간접형·글로벌이머징마켓혼합재간접형·글로벌셀렉트재간접형 등 무려 13개에 이른다.
 또 펀드를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품도 있지만 보통은 두 개 이상의 펀드를 적절히 섞어 운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통 3개의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한다. 구체적인 상품 내용과 펀드가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확인하고, 자신의 투자성향과 시황에 따라 펀드를 선택하고 투자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투자 펀드를 바꾸려면 해당 보험사 고객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콜센터에 전화하거나 보험사 홈페이지의 인터넷 창구를 통해 직접 바꿀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엔 보험사에 미리 비밀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펀드 변경 수수료는 없고, 보통 연 12회까지 펀드를 바꿀 수 있다. 펀드별 수익률이나 투자와 관련된 상세 내용은 각 보험사나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의 변액보험 공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보험사 망해도 5000만원 보장? 원금 보장 다는 안돼
설계사들이 변액보험 가입을 권유하면서 하는 말 중 하나는 “보험회사가 망해도 1인당 5000만원까지 보장해 준다”다. 금융위원회는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 예금자 보호대상에 변액보험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일반보험이 예금자 보호대상인데 반해, 변액보험은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간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다 일반보험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호대상에 넣게 됐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변액보험에 가입해서 낸 보험료 전액이 보호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최저보장보험금만 보호 대상이다. 최저보장보험금은 보험회사의 운용 실적이 나빠져 보험금이 크게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 투자 실적에 관계없이 지급하기로 한 확정보험금이다. 변액종신보험이라면 기본사망보험금, 변액연금보험이라면 최저연금적립금 등이 해당된다. 곧 내가 낸 보험료 전액을 5000만원 한도 내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최저보장보험금이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보증을 받으려면 적립금의 연 0.3~1% 안팎을 보증수수료로 내야 한다.

 설계사들은 또 ‘스텝업’ 방식을 앞세워 변액보험이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상품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스텝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깎이자 보험사들이 마련한 장치다. 납입한 보험료를 굴려 올린 투자수익이 일정한 단계를 넘으면 그 당시 적립금액을 보증하는 것. 투자 수익률이 오르면 계단식으로 적립금 최저 보증액이 계속 오른다. 시장이 꺾여 수익률이 떨어져도 일단 쌓은 적립금은 지켜준다. 기존 변액보험보다 안정적이긴 하다. 그러나 반대로 주가가 계속 오를 때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느라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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