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1970, 80년대식 물가 잡기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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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공정거래위원회가 1970, 80년대처럼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균형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연일 물가잡기가 공정위의 역할이라고 설파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김동수(사진) 공정위원장. 12일에는 한 발 물러선 듯했다. 내로라하는 경제관계부처 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다.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한 것일까.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첫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앞서 “물가안정이 경기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는 가격담합을 근절하고 유통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서민 생활 안정에 기여하겠다”며 취재진에 이같이 밝혔다.

 설 이전 22개 특별점검품목에 대한 직권조사로 오히려 값이 뛸 수 있다는 지적에 김 위원장은 “공정위는 계속기관이며 물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6% 넘는 성장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10년이 ‘전설의 10년(The Fabulous Decade)’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설의 10년’은 90년대 미국경제의 성공을 일컫는 말이다. ‘전설의 10년’ 발언은 성장과 물가 등 경제정책 목표를 확고히 하면서 일자리 창출 등 서민경제활성화와 동반성장을 위한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위기극복 이후 펀더멘털로 경쟁해야 하는 진검승부가 예상되므로 고근견지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근본적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고근견지(固根堅枝)는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도 단단하다는 뜻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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