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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터넷 문화, 메일 매거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메일 매거진이 빠른 속도로 인터넷의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emag21(www.emag21.com), 이지페이퍼(www.ezpaper.co.kr), 인포메일(www.infomail.co.kr)은 10월 29일 현재 66만, 39만, 45만에 이르는 구독부수를 확보하여 국내 메일 매거진 시장을 3등분하고 있다. 이들이 발행하는 메일 매거진의 발행부수는 합치면 140만 부가 넘는 셈이다. 이 숫자는 매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emag21같은 메일 매거진 전문 사이트를 경유하지 않는 독자적인 메일 매거진 서비스도 활발하다. 디지틀 조선일보의 이메일클럽이 그 대표적인 예로, 7개의 클럽에서 발송되는 메일의 양은 하루 18만 통에 달한다. 국정홍보처의 홈페이지인 ''열린정부 알림마당(www.allim.go.kr)''도 최근 메일 매거진으로 정부 각 부처의 홍보자료를 발송하고 있다.

채널아이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메일클럽''이라는 메일 매거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체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부지기수인데, 이것들도 넓게 보면 모두 메일 매거진의 범주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인터넷에 오픈된 메일 매거진 전문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되는 것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이지페이퍼, 인포메일의 오픈 시점이 올해 5월이고, emag21이 7월 말에야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메일 매거진 서비스의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메일 매거진의 원조격인 일본의 마그마그(www.mag2.com)와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10월 29일 현재 마그마그의 구독부수는 1,600만을 넘어섰다.

이렇게 구독부수가 많다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메일 매거진을 발행하고, 구독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메일 매거진 서비스가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메일 매거진의 인기 원인

일단 구독자의 입장에서 메일 매거진이 인기있는 원인을 찾아보자. 인터넷이 처음 출현한 날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는 e-mail이다. 그래픽 웹브라우저의 출현과 함께 웹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e-mail의 아성은 여전히 굳건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컴퓨터를 켜서 가장 먼저 실행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다름아닌 메일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이고, 통신망에 접속해서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이 ''편지읽기''라는 것은 그만큼 메일이 우리 생활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인터넷 기업들은 메일이 아닌 웹(홈페이지) 서비스에 투자했다. 사실 언론사들은 홈페이지를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구독자 모두에게 메일로 뉴스를 보내는 서비스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메일 매거진이 인기있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정보 제공 시스템을 살펴보자. IP든 CP든 홈페이지든 공통점이 있다. 사용자는 명령어나 URL을 입력하여 해당 정보제공처로 찾아가야 한다.

번거롭고 불편한 모델이다. 반면 메일 매거진은 한번만 방문하면 이후부터는 계속 갱신된 정보를 사용자에게 배달한다. 기존의 IP, CP, 홈페이지가 소극적인 정보 제공 모델이라면, 메일 매거진은 적극적인 정보 제공(혹은 공유) 모델이다. 사용자는 메일박스를 열기만 하면 매일매일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이유. 메일 매거진의 정보는 지극히 넓고 깊다. 기존의 잡지에서는 작은 칼럼으로도 소개하기 힘든 사소한 테마가 메일 매거진에서는 충분히 한 매거진의 테마가 된다. 비슷한 기사들로 가득 채워진 신문/잡지에 싫증난 독자에게 메일 매거진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메일 매거진 사이트는 대개 야후!같은 디렉토리 서비스와 유사한 초기 화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메일 매거진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원하는 카테고리만 집중 공략하거나, 구석구석에서 마음에 드는 매거진을 찾아 선택하면 된다.

이번에는 발행자의 입장에서 메일 매거진의 장점을 찾아보자. 첫 번째 장점은 메일 매거진이 굉장히 발행하기 쉽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컨텐츠를 가진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려면, 적어도 HTML은 사용할 줄 알아야 했고, 웹 서버를 갖추고 있거나 웹 호스팅을 할 수 있어야 했다.

반면 메일 매거진 서비스는 컴퓨터로 문서 작성만 할 줄 알면 자신의 매거진을 발행할 수 있을 정도로 발행이 용이하다.

발행을 위한 초기 비용, 추가 비용이 거의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컨텐츠 제공 사업을 시작하려는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장점이다.

결론적으로 구독과 발행의 용이함은 수많은 사람들이 메일 매거진으로 모이게 만들었다. 수백만통의 메일이 오가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자연스레 형성될 때, 비즈니스가 개입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메일 매거진은 이제 서서히 인터넷 비즈니스와 결합되고 있다.

메일 매거진 패권 쟁탈전 치열

앞서 열거한 emag21과 이지페이퍼, 인포메일은 지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의 실체는 매거진 수와 구독부수. 보다 많은 발행인과 구독자를 유치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10월 29일 현재 3사의 매거진, 구독자 수는 <표1>과 같다.

<표1> 국내 메일 매거진 사이트의 현황
 emag21이지페이퍼인포메일매거진 수 9481,6621,437구독부수660,225398,554 457,435

재미있는 것은 구독부수가 가장 많은 emag21이 매거진 수는 타사에 비해 많이 뒤처진다는 점이다. 이는 emag21을 서비스하는 (주)에이메일이 작년부터 ''컨텐츠메일''이라는 이름으로 메일 매거진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해당 매거진들이 그대로 메일 매거진 시스템에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지페이퍼와 인포메일은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매거진 수와 구독부수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매거진과 구독부수 증가 추이는 비슷한 직선 그래프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3사가 서비스면에서 이렇다할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국내 메일 매거진 시장의 절대강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며, 3사는 제각기 다양한 광고와 홍보, 서비스 전략으로 수위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인포메일은 최근 라디오 광고를 실시하여 주목을 끌었고, emag21은 조만간 메일 매거진 컨텐츠가 중심이 된 오프라인 페이퍼를 창간, 무가지로 배포할 계획이다.

동시에 3사는 인터넷의 여타 기업들과 꾸준한 제휴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인포메일이 최근 넷피아, 아이월드, 까치네 등의 사이트와 제휴, 해당 사이트에 인포메일 서비스를 링크시킨데 이어, 이지페이퍼도 아이팝콘과 제휴하고 매거진 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mag21은 최근 출범한 에브리존과 제휴, 비슷한 매거진 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mag21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에이메일은 얼마전 네이버, 제이앤제이미디어, 코스메틱랜드 등 6개 기업의 연합 사이트를 공동으로 개설키로 합의하는 등 폭넓은 제휴 관계를 확보하고 있어 타사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메일 매거진 시장의 패권을 노리는 기업이 이들 3사만은 아니다. 조만간 이 시장에 대기업들이 진입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지난 달 한솔텔레콤이 (주)집인터넷과 제휴하여 메일 매거진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정보가 있었고, 드림위즈, 골드뱅크, 네띠앙 등이 진출을 검토중이라는 뉴스도 있었다.

대기업이 신규 사이트를 개설하여 선발 3사와 경쟁할 가능성도 있고, 기존 3사 중 한 곳과 연계하여 시장 장악을 노릴 수도 있다. 어쨌든 확실한 사실은 메일 매거진이 조만간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며, 이 시장의 패권을 쥔 기업은 인터넷의 또다른 강자로 등극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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