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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북 나선특구에 20억 달러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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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국 국유기업이 북한 나선 경제무역지대(특구)에 20억 달러(약 2조2300억원)를 투자하기로 북한과 합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규모는 지금까지 공개된 중국 측의 대북 투자 가운데 최대다. 6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국유기업인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商地冠群投資有限公司·이하 상지공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베이징에서 북한 조선투자개발연합체와 10개 항의 투자 의향서(사진)를 체결했다.

 상지공사는 의향서에서 2~3년간 나선 경제특구 건설에 필요한 인프라를 건설하고, 5~10년에 걸쳐 동북아 최대 핵심공업특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지공사는 모두 20억 달러를 투자해 화력발전소, 도로, 유조선 전용부두, 석유정제공장,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상지공사는 또 함북 무산자철광산 등 북한의 지하 광물자원을 개발하고 국제금융은행도 설립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

상지공사 관계자는 “북한의 풍부한 지하 광물자원에 깊은 관심이 있으며, 광물자원을 원활히 수출할 수 있도록 우선 3억 달러를 투자해 무연탄 광산에 화력발전소를 세우고 철도·도로·항만부두를 확대 건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상지공사에 광물 채굴·개발권을 내주고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을 뜻한다. 상지공사는 지난해 12월 말 평양에 ‘조선상무처’를 설립했고, 시찰단을 구성해 나선 경제특구를 다녀왔다.

상지공사는 석유 가공무역·광물자원투자·국제금융서비스를 주요 업무로 하는 국유 무역회사로 1995년 설립됐다. 중국의 12차 5개년(2011~2015) 규획(規劃)에 맞춰 석유 가스전 개발·석유 정제·석유화학·광물자원 투자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상지공사의 카운터파트인 조선투자개발연합체는 지난해 7월 설립된 조선합영투자위원회(위원장 이수용)의 산하 기관으로 4대 경제특구(신의주·나선·금강산·개성)를 총괄하고 있다. 상지공사 관계자는 “북한 투자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중국 및 홍콩 등지의 여러 회사가 참여할 예정이며 이미 발전소 설비회사, 광산물 가공 전문회사, 원유회사 등과 설비 공급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수석 기자

◆나선 경제특구=북한이 1991년 중국의 경제특구를 본떠 함북 나진시와 선봉군을 합쳐 지정한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를 가리킨다. 북한은 지난해 1월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하고, 해외 투자가 용이하도록 나선특구법을 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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