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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구 선수 도핑 첫 양성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프로농구 SK의 한 국내 선수가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09~2010 시즌부터 선수들을 대상으로 도핑테스트를 실시했으며,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 홍보팀의 이재호 팀장은 6일 “지난해 12월 1일 경기 후 무작위로 선수를 뽑아서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한 선수의 소변에서 금지약물인 이뇨제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현재 KBL에 재심을 요청한 상태라 제재가 확정될 때까지는 선수 이름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선수는 “비시즌인 지난해 8월 살을 빼기 위해 체지방감소제를 먹은 게 영향을 준 것 같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국내 프로 선수들이 도핑에 대해 무지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고광섭 실장은 “고의와 과실을 불문하고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는 2006년부터, 프로축구와 프로농구는 2009년부터 도핑테스트를 시작했다. 이전의 프로 선수들은 공공연하게 뱀·개소주 등 각종 민간약을 보양식으로 먹었다. “도핑도 안 하는데 왜 약을 가려 먹느냐”는 말이 일선 지도자들 사이에서 나오곤 했다. 그러나 KADA가 발행한 ‘2011 도핑방지 가이드’를 보면 성분이 불분명한 민간약은 금지약물로 밝혀질 확률이 크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

 2009년 미국프로농구(NBA)의 라샤드 루이스(워싱턴)는 평소 복용하던 영양제와 보충제에서 검출된 금지약물 때문에 10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그는 당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이 내 실수를 통해 배웠으면 좋겠다. 약을 먹을 때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KADA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11월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전 장애인 국가대표 2명에 대한 징계 처분(자격정지 3개월·견책)을 해당 경기단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한 선수는 경기력 향상이나 은폐 의도 없이 고혈압 약을 먹었는데, 치료목적사용면책(TUE)을 받지 않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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