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살리는 장(腸) 건강법 ⑦·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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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지만 아직 지난해의 피곤함을 떨쳐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술에 혹사당한 간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이나 약물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은 간에서 해독작용을 거친다. 그러나 간을 믿고 만성적으로 음주를 즐기다간 간 조직이 손상돼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지방간은 술을 멀리하는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하는데 성인에게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10~24%에 이 질환이 있다.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생원인이 장(腸) 속에 있는 세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간은 장에서 흡수된 모든 물질이 혈류를 통해 가장 먼저 도달하는 장기다. 간에 전달된 모든 물질은 해독과 분해과정을 거친다. 결국 장에서 어떤 물질이 흡수되는지에 따라 간의 건강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장 건강=간 건강’의 공식은 사람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인디애나주립대 김석진(프로바이오틱스 전문가) 교수는 “장 속의 특정 세균과 이 세균의 대사산물이 간에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속 세균이 간 손상을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는 알코올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장에 유익한 유산균은 젖산을 형성한다. 하지만 이형발효균이라고 불리는 균들은 알코올을 형성해 간 세포를 손상시킨다.

 또 살모넬라균·이질균·대장균 등 식중독과 관련된 세균들이 가진 독소물질이 장과 간세포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간 손상을 유발한다. 특히 장벽막이 튼튼하지 못하면 세균들의 독소물질과 알코올이 직접 인체로 유입돼 간 손상을 촉진할 수 있다.

 최근 의학계에선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의 섭취를 통해 간 손상을 예방하고 간 기능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2008년 ‘간 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고지방식으로 지방간을 일으킨 쥐들에 프로바이오틱스(제품명 VSL#3)를 먹인 결과 간 염증 수치와 혈당조절 기능이 개선됐다.

 이탈리아 에스포시토 박사 연구팀도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가 체지방 감소와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 2009년 ‘미국영양학학회지’에 발표했다.

 캐나다 앨버타 의대 이와슈크 교수팀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벽막을 강화시켜 세균 침투를 줄이고, 간 손상을 예방한다는 내용을 ‘간 저널’(2007)에 발표했다.

 프로바오틱스의 간 기능 개선 효과는 인체실험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이탈리아 나폴리대 로그에시오 교수팀이 78명의 성인 간경화 환자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90일간 복용케 한 후 간 손상 측정 기준인 혈중 간효소(AST, ALT, GGT)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간 효소와 염증 관련 물질의 농도가 낮아진 것으로 관찰됐다. 이 결과는 2005년 ‘임상소화기내과학회지’에 소개됐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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