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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학교에 학교보안관 2명씩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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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시가 내년 3월부터 시내 모든 국·공립 초등학교에 학교보안관을 2명씩 배치하기로 했다. 어린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서다.

 시의 발표 직후 맹신영(42·여)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의 딸은 서울 서초구 잠원초등학교 4학년이다.

 -보안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수상한 사람의 학교 출입부터 막아 줬으면 한다.”

 -학교 다니며 딸이 무서워하나.

 “등굣길에는 아이들이 함께 가기 때문에 괜찮다. 그러나 하굣길에는 혼자 오기 때문에 무서워한다.”

 서울시가 배치할 학교보안관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교에 근무하며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범죄를 예방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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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학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은 28일 “내년 초 시내 547개 국·공립 초등학교에 학교보안관 2명씩을 배치하기 위해 114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월 초 1094명의 학교보안관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2012년에는 여자 중학교 등으로 학교보안관 제도를 확대하겠다”며 “2014년까지는 시내 1270개 모든 초·중·고에 2500여 명의 학교보안관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의 초·중학교에는 안전사고나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교육청이 배치한 배움터 지킴이가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교사·경찰관에서 은퇴한 사람이고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학교 폭력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학교보안관을 보안·경호, 청소년 상담 전문가 가운데서 선발할 방침이다. 또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시내를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마다 1개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며 “사회적 기업은 학교보안관 후보를 선발해 교육하고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보안관에 지원하는 사람 가운데 사회적 기업이 적격자를 선발한 뒤 이들에게 인성·실무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성 차이와 장애인·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감수성 교육을 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학교의 학교보안관 선발권은 교장이 갖는다. 교장은 사회적 기업이 추천한 인력 중 인성검사, 면접을 거쳐 해당 학교에서 근무할 학교보안관을 최종 선발한다. 이 국장은 “교내 안전과 치안유지에 대한 책임과 권한은 교장에게 있다”며 “학교보안관은 사법권은 없지만 교장의 권한을 위임받아 학교 폭력 예방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보안관은 매주 월∼토요일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인 오전 6시부터 방과후 학교가 끝난 뒤인 오후 10시까지 2교대 방식으로 근무한다. 이들은 교내를 순찰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 시 응급조치를 한다. 외부인 출입이나 차량을 통제하는 일도 한다. 학교 안팎의 폭력·유괴·감금 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범죄 예방활동도 한다. 근무시간에는 학교별로 정해진 유니폼을 입는다. 학교보안관의 월급은 131만원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 임금은 서울시가 사회적 기업을 통해 학교보안관에게 지급한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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