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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부담으로 살린 우리금융 경영권 프리미엄 포기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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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매각 중단을 발표한 지난 17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우리금융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 매각 논란에 대해 “기업을 사는 쪽이 과도한 부담을 져서 문제가 되는 ‘승자의 저주’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민영화=진 위원장은 “일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시가보다 비싸게 파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지만 국민 부담으로 마련한 공적자금을 (우리금융에) 넣었는데 정부가 어떻게 그 부분을 포기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법에 정해진 의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진 위원장은 “지금과는 다른 방법으로 우리금융을 매각할 수 있는 방안을 앞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지분의 분산매각(블록세일)에 대해선 “지금 말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한 이상,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를 단순히 시장에 내다파는 방식은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매각=진 위원장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자금조달 문제는 회사 이사회나 주주, 돈을 빌려준 채권자 차원에서 점검됐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런 것을 투명하게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인수합병(M&A)의 후유증으로 채권자와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므로, 그들의 의견이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연구하겠다는 뜻이다.

진 위원장은 “현대그룹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다른 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는데 현대그룹만 거부했다”며 “약정이 체결됐다면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점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사태=진 위원장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드러난 것으로 내년 금융회사 경영지배구조법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방안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유지 문제에 대해 진 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가 신청한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심사를 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금융위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론 ▶서민금융의 내실화 ▶금융 인프라 선진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꼽았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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