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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 포니 … 그들이 경제 기적 일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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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나라가 일반 전화용 전전자교환기(TDX)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용 교환시스템을 개발해 내리라고 어느 나라도 예상치 못했어요. 아마추어끼리 모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프로 상품’을 일군 셈입니다.”(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 TDX와 CDMA 개발 주역)

 “나일론 합성 노하우는 해외 업체의 특허 문건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힌트조차 없었어요. 하얗게 나와야 할 나일론이 노랗게 나오기 일쑤였지요.” (구민회 전 코오롱 부사장, 나일론 국산화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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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 67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60년 만에 2만 달러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기술개발 주역의 회고다. 세계 11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데는 과학기술의 뒷받침이 결정적이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950~2010년 60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끈 100대 기술을 선정해 15일 발표했다. 과학기술인들의 피땀이 스민 시대별·분야별 첨단기술을 엄선했다. 개발 주역 230여 명에 대한 시상식은 16일 오후 6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100대 기술 중에는 라디오나 보일러처럼 ‘구닥다리’가 적잖지만 당대에는 앞선 기술과 제품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것들이다. 분야별로 ▶전기전자정보공학(한글 워드프로세서, TV 등 25건) ▶기계공학(소형 승용차 ‘포니’, 다목적 실용위성 등 23건) ▶건설환경공학(31빌딩, 경부고속도로 등 15건) ▶화학생명공학(나일론, 섬유, 자동차용 2차전지 등 22건) ▶재료자원공학(시멘트, 한국형 신형 경수로 등 15건)이다. 100대 기술 선정을 위해 학회와 기업·연구소에 추천을 받았다. 최종 선정위원회 위원장은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이며, 여종기 공학한림원 부회장, 김도연 울산대 총장, 한민구 서울대 교수,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김도훈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21명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했다.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100대 기술은 기적과도 같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산업의 성장 역사를 되짚어보고, 우리의 저력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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