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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에세이 쓰기 지도, 이것만은 알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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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전형이 중·고교 입시로 확대되면서 초등생 에세이 쓰기 교육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고력이 발달하지 않은 초등생에게 자신만의 생각과 표현을 담은 에세이를 쓰게 하기엔 부모의 고민이 적지 않다. 전문가가 조언하는 에세이 쓰기능력 기르기 3단계 방법을 정리해봤다.

단계1 교과서 따라 하며 학교 과제 충실하게

서울 신목초 박주현 교사는 “교과서는 글쓰기 걸음마를 도와주는 보행기와 같다”고 말했다. 개편된 교과서는 글쓰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글쓰기를 단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1~2학년은 체계적인 글쓰기, 3~4학년은 독서활동, 5~6학년은 탐구활동·관찰보고서 작성 위주로 짜여져 있다.

박 교사는 “단원별 예제문제를 활용할 것”을 권하며 “부모가 자녀와 상호작용을 주고 받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제는 다양한 유형과 표현을 기르는데 필요한 틀을 제시해준다. 일기·보고서·편지·감상문·광고 등 글의 종류는 물론, 주제잡기·요약하기·줄거리 바꿔보기 등도 알려준다.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등 화자와 관점을 바꾸는 기법도 알려 준다.예제와 과제를 잘 해결한다면 책 읽기로 수준을 높인다. 개정된 교과서 뒤엔 참고도서 목록이 있다. 학교에서 이와 관련해 독후활동 과제를 주기도 한다. 문제는 부모의 관심이다. 박 교사는 “교과서의 예제문제와 수업과제만으로도 글쓰기 기초를 닦을 수 있다”며 “이를 꼼꼼하고 충실하게 수행하는지 여부를 부모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계2 글쓰기보다 표현력,표현보다 생각하는 힘

글쓰기 기초가 닦였다면 표현력을 길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내용이 먼저, 형식은 나중에’를 기준으로 자녀에게 필요한 교육법을 선별하면 된다.

초등 고학년도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정은주 강남지역센터 원장은 “이럴 땐 하루 생활 중 기억나는 장면을 풀어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림을 그려도 된다. 재미있었던 상황, 슬펐던 순간 등을 간단한 스케치로 남기게 한다. 익숙해지면 점차 글로 대치해간다.

정 원장은 “그림은 생각을 돕는 촉매제”라고 말했다. 중간과정으로 “그림에 맞는 말풍선 대사를 넣는 연습”을 제시했다. “발단-전개-절정-결말 순으로 장면을 나눠 생각을 도와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부모가 첨삭할 때 저학년 아이에겐 틀린 표현을 고쳐 주기보다 글과 그림이 아이가 전하려는 내용과 맞는지 확인하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단계3 일상을 고찰하고 삶을 계획하는 글쓰기를

글쓰기 능력과 생각하는 힘이 길러졌다면 자신에 대해 쓰는 단계에 들어간다. 에세이는 논술고사가 아니다. 자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는 글이다. 그런데 일부 학부모와 학생은 입시와 평가를 염두에 둔 글쓰기에 매달린다. 이는 에세이가 요구하는 진정성을 끌어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순동 구몬학습교육연구소장은 “에세이는 이론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는 노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난 누굴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 꿈은 뭔가’ ‘꿈을 이루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등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소장은 “처음부터 바로 생각을 정리하기는 어렵다. 첫걸음을 떼는 과정으로 문학작품부터 읽어보라”고 제안했다. 작품 속 인물들의 성격, 고난, 역경 극복과정 등을 보며 자신을 투영해본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라며 연관 짓는 것이다. 작품 읽기가 어렵다면 신문을 스크랩하며 흥미로운 뉴스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관찰일지를 쓰거나, 놀이터 풍경을 묘사해볼 수도 있다.

자녀의 생활 속에서도 소재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소시간에 게으름을 피운 친구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다른 친구들은 뭐라고 했는지, 선생님은 어떻게 했는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글을 써보게 하는 것이다. 직접 겪은 일이라 관심을 북돋고 가치관도 길러줘 글에 감흥을 담을 수 있다.

[사진설명]글쓰기를 가르치는 서울 강남의 한 독서논술토론 교육기관에서 초등학생이 자기를 소개하는 글을 쓰며 강사의 첨삭을 받고 있다.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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