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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청학동 서당도 `구조조정'중

중앙일보

입력

상투 틀고 댕기 매고 한복에 고무신을 신고 사는곳, 지리산 청학동 서당가에도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13일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사단법인 청학동 서당(이사장 최기영.崔基榮.45)
에 따르면 오는 15일 개학을 앞두고 그동안 개인들이 운영해온 5곳의 서당들을 흡수키로 하고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마을 주민총회에서 결정돼 지난해 3월 발족한 사단법인 청학동 서당은 1백여년동안 유지돼오다 지난 15년전부터 훈장 선임문제 등으로 맥이 끊어진 마을 공동서당을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동서당이 문을 닫은 이후 7-8년전부터는 개인들이 하나 둘 서당 문을 열어 주로 방학기간중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전통 유교식 교육을 해 왔다.

그동안 청학동이 각종 언론매체에 자주 소개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 서당도 시장식 경쟁체제로 운영됐는데 몇년전부터 청학동 `학도'들이 외부학교에 진학하는등 뿔뿔이 흩어졌다.

이런 분위기속에 청학동 본래의 공동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한 일부 주민들이 중심이 돼 사단법인을 발족, 개인서당 5곳 가운데 1곳은 흡수했다.

그러나 아직도 4곳은 여전히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어 `단일법인'으로의 통폐합 방안이 진통을 겪고 있다.

사단법인측은 우리식 유교를 세운다는 취지로 창도된 갱정유도(更定儒道)
본부의 이학규(李學圭.45)
씨를 훈장으로 영입해 옛 마을 서당건물을 정비하고 개인서당 흡수를 위해 250㎡가량의 건물을 별도로 빌렸다.

청학동 서당은 본래의 취지대로 평소에는 마을내 학도들을 대상으로 한문, 인성,산행 및 도인법, 예절 등을 교육하고 방학때는 일반인들을 받을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마을 단일 서당을 복원하기 위해 사단법인을 만들고 2년동안 개인 서당을 대상으로 설득해 왔다"며 "청학동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의견차가 있으나 마을 공동서당을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하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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