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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통 솔라즈 전 미국 하원의원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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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을 지내며 한반도 문제에 정통했던 스티븐 솔라즈(사진) 전 의원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에서 별세했다. 70세. 가족들은 솔라즈 전 의원이 오랫동안 투병생활(식도암)을 해왔다고 전했다.

 솔라즈 전 의원은 1975년~93년 뉴욕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연방 하원의원에 9선을 했으며, 80년대 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을 맡으며 외교·안보문제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80년 7월18일 미국 당국자로선 6·25전쟁 뒤 처음으로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과 면담했고, 91년에도 김 주석과 회동하는 등 활발한 대북활동을 펼쳤다. 민주당 소속으로 70~80년대 한국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92년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그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했다.

 솔라즈 전 의원은 필리핀 민주주의 발전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80년대 미 레이건 행정부에 필리핀의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독재 정권과 거리를 둘 것을 수 차례 요청했다.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여사가 3000켤레의 구두를 소유하고 있음을 폭로해 ‘부패의 상징’으로 전세계에 각인시킨 것도 그가 한 일이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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