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와 월세가 섞인 반(半)전세가 확산하고 있다.
오른 전세값을 내야 하는 세입자는 당장 목돈 마련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집주인은 저금리와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자 수익률이 높은 반전세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셋값의 일부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환이자율(이하 전환율)은 얼마나 될까.
본지가 부동산114에 서울의 월세 전환율(월세×12(개월)/전셋값-보증금) 조사를 의뢰한 결과 평균 연 8%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렸을 때 연간 800만원이 월세로 계산된다는 것이다.
지역적으로 관악‧도봉‧서대문‧성북‧은평구 등지는 연 9%대로 높은 반면 광진‧동작‧양천구 등지는 연 7%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월세로 바꾸는 보증금이 적을수록, 그리고 집 크기가 작을수록 전화율이 높은 편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3단지 전용 82㎡형(이하 전용면적)은 전셋값이 2년새 7000만원 올라 3억원선이다. 오른 전셋값만큼 월세를 내려면 7.2%의 전환율을 적용해 집주인에게 월 42만원을 줘야한다.
성북구 정릉동 대우 84㎡형(평균 시세 1억6000만원)의 경우 2년동안 오른 2000만원을 반전세로 임대한다고 치자.
관악ㆍ도봉 등은 연 9%대
이럴 경우 전환율이 연 12%나 되기 때문에 매달 2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성북구 정릉동 로얄공인 김봉진 사장은 “전셋값이 쌀수록 집주인의 임대수익이 적기 때문에 전환율을 높게 책정하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집 크기도 전환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봉천동 벽산블루밍 59㎡형 전셋값은 2년새 5000만원 올라 1억7000만원선이다.
전셋값 5000만원을 올려주는 대신 월 50만원의 이자를 주면 반전세로 재계약할 수 있다. 전환율이 연 12%로 높은 편이다.
이 아파트 114㎡형은 같은 기간 전셋값이 3000만원 올라 2억9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3000만원을 더 내거나 월 25만원(전환율 10%)을 지불해야 한다.
봉천동 보라매공인 백명기 사장은 “반전세를 찾는 세입자의 대부분이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전셋값 부담이 작은 소형아파트를 많이 찾는다”며 “이 때문에 소형일수록 전환율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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