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첫날 … 이 대통령 연쇄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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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한·브라질 정상회담에 앞서 룰라 대통령(왼쪽),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미국과 중국 외에 영국·미국·브라질 정상과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오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이 관심을 끌었다.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독일은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날 한·독 정상회담에서 메르켈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미국이 내놓은 제안에 충분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미국이 국채를 많이 늘리면서 통화량을 확장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오로지 경상수지만 갖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G20 회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메르켈 총리가 잘 리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독일 통일 이후 첫 동독 출신 총리인 메르켈은 이 대통령에게 “독일의 통일경험을 전수해줄 준비가 돼 있다”며 “수십 년간 자유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북한)을 대할 때는 인내가 필요하다. 자유는 배워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새롭게 의제로 삼은 ‘개도국 개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개발 어젠다는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영 정상회담=이 대통령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하고 G20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방안과 교역·투자 증진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체결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예정대로 내년 7월 1일 발효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캐머런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한·브라질 정상회담=이 대통령은 한·브라질 정상회담에서 “올해 말 입찰 예정인 고속철 사업을 비롯해 브라질이 추진 중인 대형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한국 컨소시엄이 수주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룰라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룰라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활발한 브라질 투자 참여를 환영한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또 5년 이내에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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