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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초선 80명 중 절반이 ‘티파티 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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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공화당의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당선자. 그는 티파티의 지원으로 의회에 진출하게 됐으며 ‘하원 다수당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찰스턴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하원 지도부 인선에 초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에 당선된 공화당 하원의원의 3분의 1인 80여 명이 초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중 절반 이상은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Tea Party) 사단’이다. 공화당 지도부로서도 티파티 출신 초선 의원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티파티 출신 초선 의원 중 한 명을 앞으로 구성할 하원 지도부에 전격 발탁하는 방안이 유력해졌다.

 현재 초선 의원 대표에 출사표를 내건 후보는 두 명이라고 정치전문 미디어 폴리티코와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내 두 명뿐인 흑인 하원의원 당선자 중 한 명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팀 스콧이 선두주자다. 인종차별 전통이 남아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흑인 하원의원이 탄생한 건 113년 만에 처음이다. 게다가 그는 티파티의 대모(代母)를 자처하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주지사의 지원을 받았다.

 티파티 사단에 흑인이란 상징성이 그의 강점이다. 9일 첫선을 보인 공화당 하원 인수위원회 명단에도 그의 이름이 올랐다. 새 하원의장으로 내정된 존 베이너 의원의 요청에 의해 그레그 월든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인수위는 말 그대로 앞으로 2년 동안 하원을 이끌어갈 로드맵을 만들 조직이다. 여기에 리더 격인 스콧을 포함해 초선인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마사 로비(앨라배마) 당선자가 포함됐다.

크리스티 노엄, 코리 가드너, 미셸 바크먼, 애덤 킨징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콧에 맞선 경쟁자론 사우스다코다주 초선 당선자인 크리스티 노엄이 부상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우스다코다주 고향에서 남편과 함께 소와 말을 키우던 평범한 목장주였다. 그러다 티파티 운동과 만나면서 정치에 투신했다. 사우스다코다주 하원의원 4년이 정치 경력의 전부였던 그는 유세 도중 200만 달러(약 22억원)의 정치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그 여세를 몰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현역 연방 하원의원 스테파니 새드린을 2%포인트 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제2의 세라 페일린’이란 별명이 붙은 건 그 때문이다. 그는 9일 CNN의 ‘존 킹 USA’에 출연해 초선 의원 대표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이르면 다음 주 중 투표로 대표를 뽑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하원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티파티 출신도 있다. 하원 지도부 서열 4위인 의원 총회 의장 자리에 도전한 미네소타주 미셸 바크먼 의원이다. 역시 티파티 출신인 그는 텍사스주 젭 헨서링 당선자와 경쟁하고 있다.

 누가 되든 2011년 1월 꾸려질 공화당 하원 지도부의 색깔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비록 베이너 의장과 에릭 캔터 원내대표, 케빈 매카티 원내총무가 3인방을 구성하더라도 초선과 티파티 입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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