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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화려한 귀환 … 베르나보다 커지고 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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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엑센트가 돌아왔다. 1999년 후속 모델인 베르나에 바통을 넘겨준 지 11년 만이다. 현대차가 5년간 2000억원을 들여 개발했다고 밝힌 모델이다.

 2일 전북 부안·군산 일대에서 엑센트를 타 봤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기존 베르나에 비해 확실히 강해진 힘이 느껴졌다. 차의 심장은 1.4L 다중분사 엔진과 1.6L 직분사 엔진 두 종류다. 1.6L 엔진의 경우 준중형급인 신형 아반떼와 같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m가 나온다. 최고출력 112마력의 기존 베르나(1.6L 기준)가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냈다면 엑센트의 엔진음은 ‘그르릉’에 더 가깝다. 준중형이나 중형차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이유다. 디자인까지 신형 쏘나타·아반떼와 비슷해 더 그런 느낌을 준다.

 제동·코너링도 나쁘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바로 반응했고, 많이 굽은 길에서 운전대를 돌려도 차가 밀리는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바람이 세게 부는 길에서 시속 100㎞ 이상의 고속으로 달리자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덩치는 베르나보다 커졌다. 길이 70㎜, 폭 10㎜가 늘었다. 늘어난 길이가 모두 축간거리에 적용돼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키가 아주 큰 사람이 아니라면 뒷좌석에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트렁크에는 골프 가방 4개와 소형가방 3개를 한꺼번에 넣을 수 있다. 소형차치고는 실내 공간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모든 모델에 인조가죽 시트를 기본 적용했고, 내비게이션창·오디오 조작버튼 등이 들어간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도 멋스럽다.

 이 차는 안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국내 소형차 중에선 처음으로 운전석·조수석·사이드·커튼 에어백을 합쳐 6개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후방 충돌 때 목받이가 자동으로 움직여 승객의 목 부상을 줄여주는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간다.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를 줄일 수 있도록 앞 범퍼와 차의 뼈대 사이에 충격 흡수장치(크래시박스)도 넣었다. 미끄러운 노면이나 급가속 등으로 주행이 불안정해질 때 안정적인 자세를 잡아주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는 선택 사양이다.

 각종 편의장치도 좋아졌다. 열쇠를 돌리지 않고 버튼식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키는 배터리가 떨어져도 시동 버튼에 키를 갖다대고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장착하기 불편했던 유아용 안전 시트를 보다 쉽게 달 수 있도록 하는 ‘차일드 시트 앵커’도 있다. 워셔액 노즐은 작은 구멍 3개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던 기존의 3점식 대신 스프레이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방식에 비해 앞유리가 훨씬 깨끗하게 닦이지만 작동 중 시야를 다소 가리는 느낌이 있다. 1.4L 고급형(프리미어)부터 들어가는 음성인식·블루투스·핸즈프리 기능도 쓸만하다. 휴대전화와 연결하면 운전 중에도 깔끔한 음질로 통화할 수 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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