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 축구단 전국체육대회 제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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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청 축구단이 창단3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재훈 감독과 이원식 남기일 코치, 강동원 트레이너,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돼 만든 작품이다. [천안시청 축구단 제공]

남해스포츠파크는 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무대가 됐다. 경기가 끝나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을 동료들과 맞댔다. 코끝은 찡했고,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천안시청 축구단(단장 서장근, 감독 하재훈)이 일을 냈다. 창단한지 3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12일 오후 1시 남해스포츠파크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제91회 전국체육대회’ 축구 남자 일반부 결승전에 충청남도 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의 우승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후반 10분, 29분에 인천코레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우승의 깃발은 그들의 손에서 멀어져갔다. 남은 시간은 20분도 채 안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천안시민들의 단체 응원이 귓전에 맴돌았다. 다시 힘을 냈다. 2골을 허용한지 3분만인 후반 32분, 권용남(8번) 선수의 만회골이 상대편 골문을 흔들었다. 이근원 선수가 상대 왼쪽 페널티 박스 앞에서 패스한 것을 골로 이어갔다.

 다시 7분 뒤 황호령(16분) 선수가 2번째 골을 기록했다. 동점. 상대팀 우측 45도 방향에서 날린 프리킥이 골대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전광판의 시계는 6분을 남겨두고 있었다. 다시 여세를 몰아 상대 진영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역전골은 터지지 않았다.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로 갔다. 선수들 모두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온몸의 감각이 발끝에 집중됐다. 선수들은 차라리 연장전을 뛰고 싶었다. 온몸을 죄는 긴장감이 운동장을 박차고 나가고 싶게 했다. 5명의 선수들이 차례로 골대 앞에 섰다. 골키퍼는 커 보였고, 골대는 손바닥보다도 작게 느껴졌다.

 천안시청 축구단 선수들 4명이 차례로 득점을 기록했다. 첫 키커로 나선 인천코레일팀 선수가 먼저 득점을 기록했다. 천안시청 선민수(13번) 선수도 골인으로 응수했다. 류형렬(33번), 이근원(19번) 문순호(11번) 선수가 잇따라 골대를 갈랐다. 양팀 각 4명의 선수들이 차례로 골을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다. 인천코레일팀의 마지막 선수가 슛을 쐈다. 천안시청팀 골키퍼 배관영(1번) 선수가 몸을 날렸다. 노골~. 골키퍼의 선방이었다.

 10번째 황호령 선수가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동점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관중과 선수들 모두 공과 황 선수의 발에 집중됐다. 도움닫기에 이은 슛. 눈깜짝할 사이 골대의 그물이 출렁였다. 경기장이 떠나가라 함성이 쏟아졌다. 창단 3년만에 첫 우승과 함께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그것도 2대0에서 역전의 드라마로….

 천안시청축구단은 2008년 1월 창단해 2008내셔널리그 15개팀 중 통합 10위와 2009내셔널리그 14개팀 중 통합 10위로 저조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2009년 제57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 준우승, 제 90회 전국체육대회 동메달, 2010년 제91회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전국규모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0내셔널리그 14개팀 중 현재 내셔널리그 후기리그 2위, 통합1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최근 내셔널리그 4경기에서 3승 1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를 이러한 상승세로 이어간다면 창단 이래 플레이오프 진출 및 내셔널리그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일 수원시청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하재훈 감독은 “우리 만의 플레이를 만들어가는데 집중하다 보니 결과도 좋았다”며 “선수들이 지닌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어느 팀과의 경기도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정규 기자 newgyu@joongang.co.kr



천안시청 축구단=2007년 4월 천안시 축구단 법인이 설립됐다. 다음해 1월 천안시청 축구단을 창단하고 같은해 3월 KB국민은행 2008 내셔널리그와 하나은행 FA CUP에 참가했다. 이 기간 열린 56회 대통령배 전국 축구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같은해 8월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 2009년에는 57회 대통령배 전국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고, 같은 해 10월 전국체전 축구 일반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해 4, 5, 6월에는 각각 2009 교보생명 내셔널리그, 하나은행 FA CUP,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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