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관광객 1000만 명 시대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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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통식이 열릴 KTX 울산역에 역 안내판이 마련됐다. 서울~부산 운행은 다음 달 1일 시작된다. [연합뉴스]

매주 월요일마다 서울 본사에서 열리는 지사장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전승호(34·부산시 동래구 명륜동)씨는 다음 주부터 30분 늦게 부산역을 출발해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개통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오전 9시30분에 출발하는 KTX 열차는 2시간18분밖에 걸리지 않아 오전 11시48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같은 시각에 열차를 타면 2시간40분이 걸려 점심시간을 넘긴 낮 12시10분에 도착했었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이 세상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발전연구원이 KTX 정차역 8곳 593명을 대상으로 2단계 개통 뒤 사회경제 활동 변화를 조사한 결과 서울과 부산의 영향권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서울을 제외한 정차역 6곳의 주민들의 서울 활동 비율은 개통 전 9.9%에서 16.2%로 6.3%포인트 증가하고, 부산 활동도 6%에서 9.6%로 3.6%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KTX가 지나는 역 부근 도시는 손익계산과 대책 마련에 바쁘다. 부산시의 경우 서울∼부산 중심의 발전축이 강화되면 가덕신공항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은진 연구위원은 “수도권에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있다면 부산에는 가덕공항과 신항이 있다. KTX는 이러한 우리나라 남북의 관문을 잇는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다른 지역 발전도 견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서울·부산 등 대도시와 경쟁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 산업·관광 등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반구대 암각화·영남알프스·외고산옹기마을·고래바다여행선 등 관광자원은 성장 잠재력이 확실한 것으로 보고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 첨단산업단지와 울산과기대 등의 연구개발(R&D) 기반이 탄탄해 주변 첨단지식산업체들의 입주가 늘 것으로 보고 울산역 인근에 다양한 주거단지와 특화된 교육단지를 육성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경주는 관광객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경주가 기존 4시간40분(새마을호)에서 2시간2분으로 시간이 크게 단축되기 때문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KTX가 경주를 찾는 관광객 연간 1000만 명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한 해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825만 명. 경주는 1980년대까지 해마다 13% 증가하던 관광객이 2000년을 기점으로 답보 상태다.

 KTX 개통이 가져올 역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1단계 개통(2004년) 전후의 인구를 비교한 결과 수도권 인구는 늘어났지만 부산·대구의 인구 감소율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수도권과 부산의 인구를 각각 100으로 봤을 때 2009년 수도권은 113.8로 불어났고 부산은 91.9로 줄었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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