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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어오는 가을

중앙일보

입력


가을이 깊어지면서 바람이 차가워졌다. 몸을 데워줄 따뜻한 차 한 모금이 그리워진다. 피부가 건조할 때, 감기 기운이 있을 때…, 각각의 상황에 따라 골라 마시면 좋은 차를 알아봤다.

감기 기운을 물리치는 오미자·생강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기침이 나면서 가래가 끓고 숨이 찰 때는 오미자차가 좋다.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오미자에 들어 있는 에테르 성분이 진해·거담 작용을 하고 폐를 보호해 준다”고 설명했다. 오미자는 달여서 차로 마시는데 기침이 날 때 곁에 두고 수시로 마시면 좋다.

몸에서 열이 나도록 도와주는 생강은 땀을 내는 효과가 있다. 이 원장은 “생강에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빠르게 하는 성분이 있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생강은 껍질을 벗긴 후 얇게 저며 썬 후 물을 붓고 30분 정도 끓인다. 생강 맛을 빨리 우러나게 하려면 믹서에 갈아 끓이면 된다. 생강 특유의 향이 싫다면 꿀을 넣어 마시면 된다. 수족냉증이 심하다면 생강을 두껍게 썰어 볕에 잘 말린 뒤 물과 함께 끓여 마시면 좋다.

피로가 몰려오는 오후엔 국화·모과

10월에 꽃이 피는 국화는 예부터 약재로 사용돼 왔다. 한의학에서는 국화가 머리의 열을 식혀주고 흥분을 가라앉혀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티테라피 이상재 원장은 “눈이 뻑뻑하고 얼굴이 상기될 때 마시면 달아 오른 몸과 마음의 열기가 가라앉는다”고 설명했다. 국화는 바람이 잘 드는 그늘에서 말린 뒤 한지로 싸서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차로 마시고 싶을 때 5송이씩 꺼내 따뜻한 물을 부어 마시면 된다.

비타민C·철분·타닌·사포닌 등이 많이 들어 있는 모과는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과당·사과산·주석산 등이 들어 있어 장기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효소를 분비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모과는 잘 익은 것을 골라 껍질째 소금물에 씻은 다음 칼로 잘라 씨를 뺀 후 얇게 썬다. 이를 설탕에 절인 후 끊는 물에 넣어 마신다.

건조한 가을 피부에는 둥글레·구기자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피부도 건조해진다. 한의학에서는 보음(補陰) 작용이라는 말이 있는데, 음기(陰氣)를 보충한다는 뜻이다. 이상재 원장은 “음기가 부족해지면 눈이 건조해지고 입술이 마르거나 트게 된다”며 “이때 보음 작용을 하는 차를 마시면 건조함이 덜하다”고 말했다. 보음 작용을 하는 차로는 둥글레차와 구기자차가 대표적이다. 구수한 맛 덕분에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어 식수로 애용되는 둥글레차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둥글레 뿌리는 그냥 건조하면 잘 마르지 않을 정도로 수분이 많으므로 한 번 쪄서 말린다. 볶을 수록 구수한 맛이 진해지므로 차로 마실 때는 볶아서 사용한다.

이른바 ‘진시황의 불로초’로 불리는 구기자도 보음 작용이 뛰어나다. 특히 갱년기 여성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노화와 함께 피부가 건조해지고 주름과 골다공증이 생기며 관절이 약해진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음기가 허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이때 보음 작용을 하는 차를 마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설명]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이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송정 기자 / 사진 = 황정옥 기자 >
▶도움말=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티테라피 이상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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