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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한 교수를 욕하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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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한반도 식민지배를 '축복'으로 합리화한 기고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를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지만원씨가 "못난 민족의 모함.모략 행위부터 반성하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지씨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www.systemclub.co.kr)에 올린 '한승조 교수에 돌 던지지 말라'는 글에서 "한 교수님이 사용한 용어와 표현에 부분적인 부적절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일부의 용어를 트집잡는 것은 깨인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며 "개인이나 국가는 자극이 없을때 나태해지고 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일본의 강점이 민족의 불행이고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일본인에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일본은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에 문호를 열고 '명치유신'이라는 근대화 운동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선진국을 배격하고, 자기들끼리 싸움질만하던 조선은 누구에게든 먹히게 되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또 "당시 일본의 선진화된 과학기술과 절제로 훈련된 정신이 잠자던 조선인들에 커다란 자극이 됐음을 인정한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일본이 옛날에 선진열강들로부터 열심히 배워 우리를 통치했던 것 처럼 우리도 열심히 선진국을 배워야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지씨는 "우리 민족은 남을 욕하고 모함하는 민족성 때문에 우리 민족은 일본에 먹힌 기억이 있다"며 "잘난 사람과 부자를 욕하는 지금의 위정자들은 대한민국을 파괴하는 우리의 적"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미국놈 싫다. 일본놈은 더 싫다. 북한과 함께 우리끼리 살자'는 식의 위정자들로 인해 대한민국의 경제가 미국과 일본에 먹히고 있다"면서 "자유경쟁에 의해 경제를 점령당하는게 병신이지, 미국과 일본을 욕할 것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씨는 글 말미에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은 정상이 아니다"라면서 "한 교수의 글 중에도 배워야 할 것은 분명히 있으며, 맞는 부분은 수용하고 틀린 부분은 취하지 않으면 될 뿐"이라 지적했다.

또 "일본인도 한 교수의 의견을 한국인 전체의 시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시민단체인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이자 고려대 명예교수인 한승조씨는 일본의 우익 성향 월간지 '세이론(正論)'4월호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는 불행 중 다행이며, 오히려 축복해야 할 일"이라는 요지의 글을 실어 파문이 일으켰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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