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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5개월 만에 대형로켓 발사 성공, 우주강국으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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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일본 다목적 위성을 실은 로켓 H-2A 7호기가 26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다네가시마 AP=연합]

일본 우주개발 사업의 주력 대형 로켓인 H2A 7호기가 26일 오후 발사에 성공했다. 6호기 발사 실패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일본은 이번 발사로 미국과 러시아,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 등에 이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배수진 성공한 일본 우주사업=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H2A 로켓은 이날 오후 6시25분쯤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로켓에 탑재된 운수다목적 위성(MTSAT) 신1호는 발사 40분 뒤 예정대로 로켓과 분리돼 타원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열흘 뒤 정지궤도에 들어간다. 신1호는 수명이 다한 기상위성 '해바라기 5호'의 기상관측 기능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공교통 통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발사엔 모두 283억엔의 예산이 소요됐다. 이번 로켓 발사를 앞두고 일본 언론들은 일본 우주개발 사업이 '배수의 진'을 쳤다고 비유했다. H2A의 전신인 H2는 1998년과 99년 잇따라 발사에 실패했다. 개량형인 H2A 6호기도 2003년 11월 정찰위성 2기를 싣고 쏘아올려졌으나 보조로켓 분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폭파됐다. 당시는 특히 중국의 유인우주선 개발과 겹친 시기라 일본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일본은 모든 로켓, 위성 발사 계획을 중단하고 H2A의 결함을 바로잡는 데 주력해 왔다.

◆ 군사안보 능력도 큰 진전=이로써 일본은 H2 다섯 차례, H2A 여섯 차례 등 모두 14차례 발사에 11차례 성공해 79%의 성공률을 기록하게 됐다. 우주항공업계에선 같은 모델로 15차례 정도 발사에 성공하면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간주한다.

경험 축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져 경제성도 갖게 된다. 일본은 H2A의 안정성을 더욱 높여 유럽의 아리안 등이 장악하고 있는 상업위성 발사 시장에 참가한다는 계획이다. 더 큰 의미는 군사안보적 측면에 있다. 로켓과 탄도미사일은 근본적으로 같은 기술이어서 약간의 개조만 거치면 위성 대신 탄두를 싣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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