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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은침, 소뿔 투약기 … 의술과 미술이 만나 예술이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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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김학중 작가의 은공예품. 침구 등 한의학 의료기구다. [춘원당한방박물관 제공]

의술과 예술이 통했다. 서울 낙원동 춘원당한방박물관(www.cwdmuseum.com)은 ‘의예동율(醫藝同律)-우리 의학과 우리 공예의 조우’ 특별전을 다음 달 20일까지 연다. 한의학과 관련된 각종 기물을 여러 작가들이 현대적 감각이 접목된 전통공예로 표현했다.

 엄익평은 황옥·백옥·청옥으로 약합을 만들고, 소뿔로는 어린 아이들이 약을 쉽게 먹도록 도와주는 투약기를 만들었다. 옥은 오장육부를 튼튼히 만들어주는 효능이 있다 하여 동양에선 의료기구의 소재로 쓰였다. 김학중과 심현석은 살균효과가 있는 은으로 만든 의료기구를 출품했다. 김학중은 은으로 만든 외과도구 일습을 만들었다. 침과 뜸 외에 한의학에서도 외과 수술이 이뤄졌기에 옛 유물에도 수술도구가 있다고 한다. 심현석은 은으로 만든 약통을 만들었는데, 다분히 현대적인 감각이 반영됐다. 김윤선은 은으로 된 침통을 손누비 명주로 감쌌고, 김정희는 침통과 향갑 장식을 단 노리개를 전통 매듭으로 만들었다. 김인자는 허준이 입었을 금관조복(문무백관이 입던 예복)을 재현했다. 조복은 문무백관이 입던 예복이다.

 바닥을 둥글게 만들어 쉬지 않고 단숨에 한약을 마시도록 고안한 송민호의 백자 약사발과 받침형 입가심 그릇에선 재치가 번득인다. 1회 분량으로 포장된 탕약을 데우기 좋도록 작게 만든 이현배의 탕기(옹기), 4대째 한지를 만들어온 장지방의 음양지(한지) 자투리를 꼬아 만든 항아리와 소반, 김선갑의 약장 등 칠예 작품도 나왔다. 최지은의 궁중음식에선 음식으로 병을 막고 몸을 다스리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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