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산책] 50대 시각장애인, 부인과 함께 학사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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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50대 시각장애인과 그의 눈이 돼 함께 대학생활을 한 아내가 나란히 학사모를 썼다.

22일 대전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백승중(50).송화분(46)씨 부부(사진)가 주인공.

대전 용운침례교회 목사인 백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를 통해 선교활동을 하기위해 2001년 이 대학에 입학했다. 아내 송씨도 남편의 눈과 손발이 되기위해 같은 학과에 입학했다.

아내는 지난 4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오나 남편의 손을 잡고 학교에 다녔다. 시험기간에는 남편에게 자신의 필기내용과 관련 서적 등을 수차례 반복해 읽어주었다.

남편은 매학기 장학금을 받아 부인에게 보답했다.

재학중에도 자신의 교회에서 장애인이나 혼자사는 노인을 위한 쉼터와 저소득가정 자녀들을 위한 무료 공부방을 운영했다.

이 부부는 아동벤처산업학도 복수전공으로 이수해 나란히 보육교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백씨는 "배움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나이나 장애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살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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