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선 사회당 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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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20일 포르투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얻어 승리한 중도좌파 사회당 총수 호세 소크라테스.

20일 실시된 포르투갈 총선에서 제1 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당(PS)이 압승을 거뒀다. 공식 개표 결과 사회당은 전체 230석 중 과반인 119석을 얻었다. 집권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은 73석에 그쳤다.

사회당의 승리는 이미 예견됐었다. 추락하는 경제로 민심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미 변화에 대한 욕구가 드러났다. 포르투갈은 서유럽국가 중 최근 들어 실업률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다. 실업률은 최근 2년 새 4.7%에서 7.1%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1%에 불과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도 EU평균의 70%로 떨어졌다. 산업구조는 저임금과 노동집약적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사회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집권당의 경제 실패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아울러 공공부문을 개혁하고 교육.연구.신기술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경제를 일으킬 것을 약속했다. 포르투갈 사회당의 집권으로 서유럽 좌파정당들의 본격적인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스페인의 좌파 사회노동당이 당시 집권 국민당을 누른 이후 서유럽 좌파는 연승을 거두고 있다.

1999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EU 15개 회원국 중 스페인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13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이후 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8개국 선거에서 좌파는 연전연패했다. 지난해 3월엔 그리스의 우파정당인 신민주당이 10년 동안 집권해온 좌파 사회당을 눌렀다. 이로써 당시 EU 회원국 15개 나라에서 좌파정권은 영국.스웨덴.독일 등 3개국에만 남게 됐다. 전환점이 된 것은 2002년. 좌파가 스웨덴과 독일(사민당)에서 승리하면서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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