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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엔 방벽, 2선엔 철조망, 3선엔 대공포 ‘3중 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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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1월 11~1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경호 대책이 8일 얼개를 드러냈다.

우선 경호·통제 인력만 군과 경찰을 합쳐 6만여 명이 동원된다. 인천공항과 서울공항으로 나뉘어 도착하는 각국 정상들의 전용기만도 43대에 달한다. 청와대 경호처가 중심이 된 G20경호안전통제단(단장 김인종 경호처장)에 따르면 전용기들은 도착 즉시 경비 중인 전용주기장으로 옮겨지고, 정상은 주위 500m가 완전 통제된 이동로를 따라 서울 도심의 숙소로 향한다. 이동 중엔 차량 위로 헬기가 따라붙는다. 정상들이 묵게 될 호텔은 모두 6곳으로, 통제단은 이들 장소를 권역별로 나눠 지킬 계획이다. 경호의 핵심은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주변이다. 통제단은 이 부근을 3개의 경호선으로 감싼다. 제3선은 원거리 화기 사정거리인 반경 2㎞쯤에 만들어지고, 2선은 주변 4개 도로(영동대로·테헤란로·봉은사로·아셈로) 중간에 설치된다. 1선은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건물의 외곽선이다. 이 중 2선에는 철조망을, 1선에는 자살폭탄 테러 등을 막기 위한 담장형방벽이 설치된다. 3선 바깥인 우면산 등에는 대공포가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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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경호장비 동원=특히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법한 최첨단 장비들이 경호에 동원된다. 회의가 열리는 코엑스에 입장하려면 얼굴인식시스템(RFID)을 통과해야 한다. 출입자의 얼굴을 분석해 등록된 참석자인지를 가려내는 장비다. 김 단장은 “이 시스템으로 쌍둥이나 성형수술을 한 사람들도 모두 가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장 주변에는 지능형영상감시시스템이 설치된다. 사람이 일일이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테러범이나 차량이 돌진하면 자동으로 경보음을 울리는 장비라고 한다. 통제단은 각국 정상과 수행원들이 타는 모든 차량에 위치인식장비도 부착할 계획이다.

통제단은 7개 기관 소속 정보·통신 전문가들로 합동팀을 구성해 11개 유형의 사이버 테러에 대해 직접 실험까지 해가며 대비 중이라고 한다. 이미 마친 실험 중에는 전자파에 의한 항공기·차량 테러 시도도 있다. 김 단장은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거부공격)를 위시해 북한의 (사이버) 도청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로 통제=통제단은 정상회의 당일인 11월 12일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2시간 동안 코엑스 주변 도로 일부를 통제할 계획이다. 통제 구역은 영동대로(왕복 14차로)와 테헤란로(12차로) 차선의 절반, 그리고 왕복 6차로인 아셈로와 봉은사로의 5개 차로다. 통제단은 코엑스 주변 외에 서울 전 지역에 대해서도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12일 오전 2시~오후 6시를 ‘승용차 없는 날’로 지정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승용차 운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율적으로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는 방안을 서울시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통제단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의 경우 회의 당일인 12일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회의장인 코엑스 내 대형상가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게 통제단의 방침이지만, 일시적 통제는 불가피할 것 같다. 12일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2시간 동안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다. 코엑스 입주사 직원들과 상가 점원 등에게는 출입증을 준다지만, 일반 손님이 들어올 수 없어 식당 등의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1만5000여 명에 이르는 G20행사 참가자들에게 코엑스 내에서 식사를 하고 물건을 구입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글=남궁욱·김진경 기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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