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가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왼쪽부터)
두 과학자는 2004년 스카치 테이프로 연필심과 같은 흑연 덩어리에서 흑연 원자층 한 층을 벗겨내는 데 성공한 것이 이번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때까지,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2차원의 극히 얇은 면은 안정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스카치 테이프 하나로 기존의 이론을 완전히 뒤엎은 당시 발표는 학계에 충격을 줬다.
고등과학원의 손영우 교수는 “그래핀을 분리해낸 것을 비롯해 그 속에서 전자가 마치 질량이 없는 듯 빛처럼 빠르게 움직인다는 양자역학의 특성을 밝힌 업적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세계적으로 응용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터치 스크린에 쓰는 투명전극에서부터 반도체·태양전지 등의 성능을 확 높이는 물질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넓은 면적의 터치스크린을 개발할 수 있는 그래핀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노보셀로프 박사는 다음 달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다산콘퍼런스 참석차 내한할 예정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그래핀=탄소 원자가 평면에 6각형으로 연결된 물질. 반도체 제품 생산에 주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기가 통한다.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기를 흘려도 문제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얇고 튼튼한 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