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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물리학상 가임·노보셀로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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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안드레 가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왼쪽부터)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꿈의 신소재’라는 그래핀(Graphene)을 흑연에서 처음 분리해 낸 러시아 태생 과학자 두 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 한림원 노벨 물리학상 위원회는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안드레 가임(52·네덜란드 국적) 박사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6·영국과 러시아 국적) 박사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노보셀로프는 가임 밑에서 박사후 과정(포스트닥)을 하면서 공동 연구를 했다. 30대의 노벨상 수상은 흔치 않다.

두 과학자는 2004년 스카치 테이프로 연필심과 같은 흑연 덩어리에서 흑연 원자층 한 층을 벗겨내는 데 성공한 것이 이번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때까지, 원자 한 층으로 이뤄진 2차원의 극히 얇은 면은 안정된 상태로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스카치 테이프 하나로 기존의 이론을 완전히 뒤엎은 당시 발표는 학계에 충격을 줬다.

고등과학원의 손영우 교수는 “그래핀을 분리해낸 것을 비롯해 그 속에서 전자가 마치 질량이 없는 듯 빛처럼 빠르게 움직인다는 양자역학의 특성을 밝힌 업적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세계적으로 응용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터치 스크린에 쓰는 투명전극에서부터 반도체·태양전지 등의 성능을 확 높이는 물질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도 넓은 면적의 터치스크린을 개발할 수 있는 그래핀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노보셀로프 박사는 다음 달 1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다산콘퍼런스 참석차 내한할 예정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그래핀=탄소 원자가 평면에 6각형으로 연결된 물질. 반도체 제품 생산에 주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기가 통한다.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기를 흘려도 문제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얇고 튼튼한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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