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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희토류 전쟁, 차분한 대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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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하지만 희토류 문제가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 같다. 관련 소재산업이 위축되면서 매년 수입량이 줄고 있다. 반대로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희토류를 가공한 화합물이나 반제품, 영구자석의 수입은 해마다 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인한 직접적 타격보다는 희토가공제품의 공급 차질로 인한 2차적 충격이 클 수 있다. 중국과 일본, 미국의 고래 싸움에 등 터지지 않기 위해선 적극적 대비를 해야 한다.

여기엔 두 가지 관점이 필요하다. 희토류를 확보하는 것과 소재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에 대한 고려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희토광산을 확보하더라도 위험은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선 원가에서 뒤지고, 일본과는 가공산업 기반 자체에 차이가 있다. 반대로 소재산업만 키우는 것 역시 위험하다. 미국 등이 희토광산을 개발한다 해도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자원안보 차원에서 자국 내 수요를 먼저 채우려 할 것이기 때문에 원료 공급처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단기적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우선은 희토류 비축이 시급하다. 더불어 본격적 비축 이전에 앞으로 어떤 희토제품의 수요가 늘 것인가에 대한 분석과 최적의 비축시설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희토류 전쟁. 분명 심각한 상황이지만 균형 잡힌 시각을 놓쳐선 안 된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상황이 겁난다고 윗돌 빼서 아랫돌을 괴겠는가. 늦었더라도 아랫돌부터 차근히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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