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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경제 분야 이틀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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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해찬 총리가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구간 공사가 중단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 총리는 1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천성산 공사중단 결정은 솔직히 말해 불가피했지만 옳은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 16일 국회에서 경제장관들이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헌재 경제부총리, 변양균 기획예산처.오거돈 해양수산부.이희범 산업자원부.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김형수 기자

이 총리는 이날 한나라당 유기준.자민련 김낙성 의원 등이 "각종 국책사업이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으면서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 사업(천성산 터널공사)만 놓고 보면 안 해야 할 결정이었는데 나라 전체를 보고 어쩔 수 없이 한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총리는 천성산 공사중단과 관련,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었는데 지율 스님이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100일 단식에 들어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며 지율 스님 측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총리는 "만약 지율 스님이 잘못될 경우 사회적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공사를 강행하는 게 어떤 역효과를 낼지 판단하기 힘든 지경까지 갔다"며 "이런 결정을 할 상황이 다시는 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만금 사업계획을 변경 또는 취소하라는 최근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판사가 매립면허는 인정하면서도 98% 완공단계에 이른 공사에 대해 환경운동 단체의 부분적 의견을 받아들인 게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총리는 "이 문제가 대법원까지 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 결국 국고낭비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제정책 적절성 논란=이날 대정부질문에선 정부가 추진 중인 예산 조기집행 등 경기부양 대책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현 정부의 경기대책은 상반기에 재정을 대규모로 조기집행, 일자리 창출과 내수진작을 이뤄내고 하반기엔 연기금과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증시를 계속 떠받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는 이 같은 인위적 경기부양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며, 오히려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것은 현 정부 2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서병수 의원은 연기금 투입과 관련, "국민의 노후자금을 털어 경기부양을 했다가 나중에 파탄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졌다.

여당 의원들도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올해 들어 다소 경기가 나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현금의 대거 유입에 따른 '상여금 효과'라는 지적이 우세하다"며 "정부가 앞장서 경제가 확 살아날 것처럼 확대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정부가 공공분야 일자리 창출에 올해 1조4000억원을 쓰는데 대부분 인턴 취업, 연수 취업자 같은 단순노동의 단기적 일자리에 불과하다"며 "임시.일용직 취업자만 대거 늘리는 이런 대책으론 오히려 고용불안을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경기전망에 대해 "올해 5%는 성장을 해야 일자리 40만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여러 성장 저해요인을 줄여나가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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