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5cm에 몸무게 90kg 안팎 김일성·김정일 얼굴 합쳐 놓은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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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처음으로 모습이 공개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은 유일하게 인민복 차림이었다. 인민복은 김일성·김정일이 애용해온 옛 중국식 편의복이다. 복장을 통해 3대 후계자라는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머리 양쪽을 짧게 자른 스타일도 젊은 시절의 김일성·김정일을 연상시킨다. 이 역시 지도자 이미지 만들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몸은 비만에 해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20대 치고는 살이 많이 쪘다. 김정은의 키는 1m75㎝, 체중은 90㎏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대로라면 체질량지수(BMI,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값)는 29.4로 고도 비만(BMI 30 이상) 직전의 상태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젊은 나이에 비만인 데다 (일부 보도처럼) 당뇨병까지 앓고 있다면 나중에 동맥경화·심장병 등 혈관질환을 앓게 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만이라 하더라도 20대에 당뇨병에 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일본의 한 단체는 30일 김정은이 당뇨병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일성은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김정일 위원장은 당뇨병·고혈압·뇌졸중을 앓고 있다. 이런 가족력을 고려하면 김정은은 혈관질환 고위험 집단에 속한다. 아버지가 고혈압인 경우 자식이 고혈압 환자가 될 위험은 40%에 달한다. 김정은이 비만·당뇨병이 있고 10대 때부터 술·담배를 즐겼다면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20배나 높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정권 승계 과정의 엄청난 스트레스가 그의 혈압·혈당·체중 관리를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상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양하다.

현공풍수컨설팅 김현남 대표는 “김정일과 김일성 관상의 장점을 합쳐 놓은 것 같다”며 “체격에 비해 미간이 좁아 분석력이 뛰어나고 예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의 민첩함과 유비의 외유내강을 겸비한 인물상”이라면서 “김정일 위원장에 비해 턱과 광대뼈가 발달하고 눈꼬리가 들려 있어 주변에 사람을 많이 거느리고 스스로 권력을 잡아가는 관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귓불이 왼쪽 귀엔 없고 오른쪽에만 있는 ‘짝귀’여서 성격이 날카롭고 이중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관상을 풀이해 화제를 모았던 이남희씨는 “편안한 관상은 아니다”며 “주변 사람에게 매정해 덕을 쌓지는 못할 것”이라며 “일반인에 비해 직업운·건강운·재물운 등이 뛰어난 편이지만 흔히 말하는 제왕의 기개를 갖췄거나 권력자의 관상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인상학 전문가인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주선희 교수는 “김정은의 어릴 때 사진을 보면 개구쟁이 인상에 눈썹이 수려해 대인관계가 좋을 것으로 보였으나 지금은 눈썹이 두터워지면서 밀어붙이는 힘이 강해졌지만 인간관계는 전보다 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목 주름 형태가 삼각형으로 뾰족하며 입 주변의 살이 두툼한 것은 그가 늘 긴장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왔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주 교수는 “사생활은 별로 재미 없을 것 같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집안에 대한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가난한 집 장남 같은 인상”이라고 말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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