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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사회학과, 고려대 경제학과 체질 바꿔 명문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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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남대 사회학과는 전임교원 1인당 교외연구비(1억3591만3000원·1위)와 국내논문 편수(2.4편·2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연구로 한 우물을 판 결과다.

사회학과는 지난해 전남 무안군과 협약을 맺어 지역민의 생활환경과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주민들은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했고 친환경 생태도시를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밝혔다. 주민이 선호하는 지역 브랜드도 조사했다. 무안군은 이를 토대로 브랜드 이미지 등의 재검토에 들어갔다.

사회학과는 현재 광양시의 의뢰로 제철소 입주 후 기존·전입 주민들 간 갈등 해소 정책 수립, 나주시와 함께 결혼이민자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한 컨설팅 프로젝트로 사회학과는 2년간 약 4000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했다.

이 대학 사회학과는 2006년 두뇌한국(BK)21 사업자로 선정될 때 ‘창의적 지역 전문가 양성’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연구’ 과목 등을 신설했다. 교수뿐 아니라 대학원생들의 지역 연구도 활발하다. 박사과정 박경동(33)씨는 연륙교 개통 이후 관광지로 변모한 소록도에서 한센인 거주자들이 겪는 삶의 변화를 분석한 논문을 등재후보지에 실었다.

박해광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은 새로운 상상력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라며 “글로벌화의 대표적 현상인 결혼이민과 외국인 노동력 유입이 가장 활발한 곳도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충남 조치원의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상관 강의실에서 이충열 경제학과장(오른쪽)이 학생 간담회를 했다. 그는 “조치원에 갇혀 있지 마라. 1년 중 반은 얼굴을 보지 말자” 등 파격적 발언을 쏟아냈다. [김성태 프리랜서 기자]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제학과의 비상은 이충열(51) 학과장이 이끌었다. 그는 2003년 2월 학과장에 취임한 이후 1년 반을 제외하고 6년간 학과 일을 맡아 왔다.

그는 BK21 사업에 도전해 학생과 교수들의 분위기를 바꿨다. 2006년 4월 6개 대학이 참가하는 BK21 경제통계사업단에 선정된 것이다. 그는 이듬해 경제학과 비전선포를 하고 과를 통째로 바꾸기 시작했다. 우선 전공 강의 수강생 상한을 50명으로 제한했다. 이 학과장은 “한 과목에 2개 이상의 강의가 개설돼 교수 간 경쟁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선배 교수들이 강의를 더 맡아 후배 교수들이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2003년 이후 고교 문과 과정에서 미분을 가르치지 않게 되자 대학에서도 미분을 다루지 않는 경제학과가 늘어났다. 하지만 이 학과는 대학원생들이 학부생에게 방과 후 보충수업까지 하며 미분을 가르쳤다. 영어강의 비율도 2004년 5%에서 현재 28%로 최고 수준이다.

이런 변화로 성과가 나타났다. 교수 1인당 교내연구비는 4100만원으로 동일학과 중 최고를 기록했다.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장학금(평균 62만원)도 지방캠퍼스 중 최고다.



부산·경남 5개 대학 사회복지학과 톱10 석권
실습중심 교육 … 취업률도 최고

올해 사회복지학과 평가에서는 경상대·경성대·동서대·부산대·인제대 등 부산·경남 지역에서만 무려 5개 대학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경남 지역 대학들이 사회복지교육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 사회복지학과들의 강점이자 공통점은 현장실습을 특히 강조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 현장활동가 양성을 학과의 주 목표로 삼고 있다.

인제대는 장애전담 어린이집 등 5개 복지기관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실습기회를 제공한다. 신라대 등 상당수 학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선진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일본 복지기관으로 실습학생들을 파견한다. 부산대는 부산보호관찰소 같은 교정기관으로까지 실습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근 대학 간의 협력도 원활하다. 2002년 결성된 부산지역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협의체가 대표적이다.

협의체에서는 지역 내 사회복지기관에서 실시하는 학생들의 실습 일정과 교육 내용을 표준화했다. 최근엔 실습 후 평가도 공동으로 하고 있다. 김수영 협의체 회장(경성대)은 “전국의 사회복지학 교수협의체 중에서 우리만큼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은 없다”고 자랑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도 사회복지학과 강세에 한몫했다고 한다. 최송식 부산대 교수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과 구호물자가 부산에 몰리면서 해외 구호단체들이 이 지역에 우선 자리를 잡았다”며 “이 덕에 근대적 사회복지 개념이 서울보다 먼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사회복지사 조직도 부산에서 처음 생겨났다. 이러한 배경 덕에 부산의 지역사회복지관은 53개소로 인구 6만7000명당 1곳 꼴이다. 보건복지부의 설치 권장기준(15만 명당 1개소)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부산 지역의 고령화 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할 정도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사회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그만큼 사회복지 분야의 일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 부산·경남지역 사회복지학과의 순수취업률은 43.7%로 전체 평균(37.4%)보다 높았다. 경성대 사회복지학과는 지난해 경남지역 고교생이 뽑은 ‘가고 싶은 지역 학과’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학평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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