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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 당선된 우 동 기 영남대 차기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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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구성원의 화합에 힘을 쏟겠습니다."

영남대 제12대 총장에 당선된 우동기(53.행정학) 교수는 '경쟁력''혁신'이란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 10일 만난 우 당선자는 의욕에 찬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학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래서 취임식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총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12월 교직원 노조에 이어 지난달 총학생회의 투표장 봉쇄로 두 차례 선거가 무산됐다. 교직원 노조는 선거권을, 학생들은 기득권층의 투표는 의미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대학 총장 선거사상 처음으로 우편투표가 치러졌다. 그는 1차 투표에서 41.7%를, 결선투표에서 62.5%를 득표했다. 그의 소감과 대학 경영 방침을 들어봤다.

-잇단 선거 무산에 대학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죄송스럽다. 후보.당선자로서 대학의 위상이 추락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분쟁은 1988년 총장 직선제 도입 이후 쌓인 문제가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다. 대학의 자원(재정)이 고갈되고 , 지배구조(학교법인)가 불안정한 것이 구성원의 위기감을 부른 것으로 본다."

-우편투표는 생소한 것 같다.

"그것도 하나의 선거 방법이다. 개인적으론 (우편투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표장이 봉쇄돼) 어쩔 수 없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사항이어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경쟁력 확보 방안은.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재의 임시이사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책임을 지고 투자할 주인을 찾아야한다는 뜻이다. 의과대를 제외한 연간 학교 예산 2000억원 중 1400억원이 등록금 수입이다.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 의료원과 영남이공대가 있는 '대명동 캠퍼스'를 활용할 작정이다. 6만4000여평의 땅을 재원으로 삼거나, 이곳에 있는 의료원을 이용해 각종 병원을 갖춘 메디컬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영남이공대는 공과대학과 합칠 작정이다."

-법학대학원(로스쿨) 유치작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

"로스쿨 유치 신청을 하려면 연말까지 건물과 도서관 등 필요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 250억원까지 돈이 든다. 그러나 가용 예산은 140억원 뿐이다. 시일도 촉박하다. 그래서 현재 어학센터를 개조해 로스쿨 건물로 활용하려 한다. 유치활동에 전력할 작정이다."

-학교 운영방침은.

"분권적 경영시스템을 마련하겠다. 경영과 취업 알선.지도 등을 단과대가 주도하는 형태를 말한다. 단과대별 평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도록 할 작정이다."

홍권삼 기자

*** 우동기 당선자

경북 의성출신으로 대구고를 거쳐 영남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박사학위(지방 재정학)를 받은 뒤 국토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쳐 90년 영남대 교수로 임용됐다. 총장비서실장·홍보실장·발전협력처장 등을 지냈다. 대구·경북 지역혁신위원회 위원과 대구YMCA 이사 등 폭 넓은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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