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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외환은행·현대건설 … 추석 후 ‘대어급’ M&A 줄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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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추석 이후 은행권과 건설·제조업 분야에서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이 잇따라 예고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외환은행·현대건설 등의 ‘주인 찾기’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매물로 나온 기업들이 모두 ‘대어급’으로 누구의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해당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을 인수하려는 후보자 사이의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실사 진행 중=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대우증권·JP모건 등 3곳은 지난 13일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실사를 하고 있다. 3개 주관사는 40일간 실사를 마치고 11월 초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최종입찰자 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1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몇 개 주요 주주가 지분을 나눠 사들이는 형태의 민영화를 원하고 있다. 반면 인수에 적극적인 하나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57%) 중 일부를 사들인 뒤 우리금융과 합병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최근 벌어진 신한금융지주의 내분 사태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지분매각이나 합병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공적자금 회수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쪽에 유리하고 불리한지는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주 ANZ은행의 외환은행 실사도 막바지 단계다. ANZ은행은 다음 달 중 외환은행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이다.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보유한 미국계 펀드 론스타는 5조원 정도를 받길 원하고 있지만 ANZ은행은 3조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 후 양측이 가격 차를 좁히느냐가 관건이다.

◆현대건설, 매각공고=채권단은 오는 24일 현대건설 지분 매각 공고를 낸다. 11월 초 본입찰을 실시해 12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수 대상자론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거론된다.

현대그룹은 지난 17일 채권단의 공동제재를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짐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를 막는 큰 걸림돌이 없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요주주인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처리할 것”이라며 “매각 가격과 인수자의 경영능력 등이 중요한 평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또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증시에 상장하면서 동시에 매각도 추진키로 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대우조선해양도 연내 매물로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임기인 내년 6월까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고, 최근 조선업황도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은 지지부진하다. 하이닉스 주주단은 15%의 지분을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되, 연말까지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처리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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