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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In&Out 레저] 늦추위의 심술, 그래도 봄은 오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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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찾아온 추위가 매섭다.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필 것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가는 겨울이 아쉬운 마음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막바지 겨울의 풍광과 봄을 준비하는 모습을 담은 '2월에 가볼 만한 곳'을 발표했다.

*** 봄을 먼저 느끼는 섬-거문도.백도

거문도는 근대에 들어 많이 부대낀 섬이다. 항상 잔잔한 바다 때문에 러시아가 탐을 냈고 영국군대는 섬을 점령하기도 했다. 지금도 영국군 묘지가 있고 군항의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등대가 100년 역사를 지고 서있다. 이 등대를 향해 가는 두 시간 산행이 거문도 여행의 백미다. 특히 수월산을 끼고 길게 뻗은 동백터널 숲은 절정의 시기에 목이 부러지듯 통째로 떨어진 붉은 꽃으로 카펫을 깐 것 같은 느낌이다. 거문도 동쪽 28㎞ 거리에 있는 백도는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이 천태만상으로 펼쳐지는 것이 장관. 다만 자연경관 보호를 위해 상륙은 금지되고 배를 타고 둘러봐야만 하는 것이 아쉽다. 여수에서 거문도까지 배가 하루 두 차례 운항하며 백도로 가는 배편은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므로 확인해야 한다.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061-690-2249.

*** 변산반도의 속살-직소폭포와 개암사

변산반도는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을 비롯한 해안의 경관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변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반도 안쪽의 내변산을 걸어봐야 한다. 특히 사자동에서 시작해 직소폭포까지 가는 2.2㎞ 산행길은 숲길과 옛 절터.저수지.담과 소.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절경. 그래도 힘든 구간이 거의 없어 가족과 함께 하는 겨울 산행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시간이 있다면 내쳐 내소사로 넘어가는 것도 권할 만하다. 내변산의 다른 명소는 천년고찰 개암사. 날아갈 듯 경쾌해 보이는 처마를 이고 선 대웅보전(보물 292호)과 흙.대나무.갈대로 울타리를 둘러친 요사채가 산사의 고즈넉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변산의 속살을 헤집은 뒤 채석강의 해넘이를 보거나 변산온천의 목욕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을 듯. 변산반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84-7807.

*** 문향 가득한 고택-영양 고택마을

육지에서 해와 달이 뜨는 장면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 일월산이다. 그 자락에 위치한 경북 영양군은 수많은 문인을 배출했고, 그들이 나고 자란 고택들이 잘 보존돼 있다. 영양읍 북동쪽 20분 거리에 있는 주실마을엔 조지훈 시인의 생가 호은종택이 고고하게 서있고 감천마을에서는 현대 서정시인 오일도 선생의 생가인 44칸 기와집을 볼 수 있다. 또 우리나라 민간 정원 중 가장 빼어나다는 서석지가 연당마을에 있다. 영양 출신 문인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고택마을 문학기행은 훌륭한 여행테마가 된다. 영양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고추. 일교차가 심한 고랭지에서 재배해 달고 향기가 나기 때문에 전국 최고의 품질로 꼽힌다. 영양고추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고추에 대한 정보를 모은 고추홍보관도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영양군청 문화관광과 054-680-6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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