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이번엔 '조문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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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과 대만 사이에 '조문(弔問)외교'가 무르익고 있다.

1990년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화를 주도했던 구전푸(辜振甫)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이사장의 추도식에 중국이 차관급 인사를 파견키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양안 간에는 춘절(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9일부터 직항 전세기가 취항 중이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31일 "향년 88세로 사망한 구전푸 이사장의 추도식이 2일 타이베이의 국부(國父)기념관에서 열린다"며 "이 자리엔 왕다오한(汪道涵)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회장이 파견한 두 명의 차관급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중국의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과 해협회 부회장을 겸임한 쑨야푸(孫亞夫)와 해협회 비서장인 리야페이(李亞飛)가 개인 자격으로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측도 즉각 화답했다. 해기회 이사장 직무대행을 겸한 류더쉰(劉德勳) 대륙위원회 부주임은 "양안 대화가 회복돼 국민생활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전푸의 추도식에는 천수이볜(陳水扁)총통과 뤼수이롄(呂秀蓮)부총통, 롄쟌(連戰)국민당 주석, 쑹추위(宋楚瑜)친민당 주석 등 정.관.재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한다.

천 총통은 최근 "춘절에만 실시하는 전세기 운항을 단오와 중추절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셰창팅(謝長廷) 신임 행정원장 역시 중국 측을 자극하는 '대만 정명(正名)운동'을 자제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명운동은 '중국.중화민국'이라는 명칭 대신 '타이완(臺灣)'을 쓰자는 캠페인이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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