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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작은 도서관’ … 전주 시민 꿈이 익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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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주부 최은선(35·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씨는 거의 매일 두 아들(9살, 6살)과 함께 동네 도서관을 찾는다. 집에서 걸어 5분이면 갈 수 있는 도서관 이름은 ‘꿈드리 작은 도서관’. 지난해 6월 아파트 단지내 관리사무실 옆에 110㎡규모로 문을 열었다. 도서관 이용자는 하루 50~60명, 이중 30~40%는 동네 주부들이다.

지난달 문을 연 ‘글마루 작은 도서관’개관식에서 송하진(오른쪽에서 다섯째)시장 등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전주시 제공]

최씨는 도서관에서 주로 책을 읽지만 요일 별로 진행하는 테마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매주 화요일 오후에는 아이들을 위한 효과적인 책읽기 지도와 독서 동기유발 방법 등을 깨우쳐 주는 ‘독서지도’ 강좌를 빠짐없이 듣는다. 금요일 밤에는 남편까지 온 가족이 동참해 영화감상을 즐긴다. 그 동안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해 최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웬만한 아이들 영화는 돈 한푼 안들이고 대부분 이곳 도서관에서 봤다.

최씨는 “도서관이 아파트 단지에 있어 교통사고 위험도 없고, 이용자들도 서로 얼굴을 아는 이웃들이라 언제든 맘 편히 찾아갈 수 있다”며 “앞으로 신간 서적들을 더 많이 구입하고, 학생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가 책 읽는 도시 만들기 차원에서 펼치는 작은 도서관 운동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09년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 전주시내 작은 도서관은 현재 15개에 이른다. 7일에는 중화산동 청소년 문화의 집에 ‘청아나루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연다. 170㎡공간에 2500여권의 책을 갖췄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효자4동 주민센터에 ‘글마루 작은 도서관’을 개관했다.

동네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은 사회복지시설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쪽을 활용한다. 도서관 규모는 100~300㎡로 책 읽기와 문화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전주시가 자체 예산과 중앙정부의 특별교부금으로 5000만~1억원을 지원해 건물 리모델링을 돕는다. 운영은 지역주민들이 맡는다.

작은 도서관은 지역주민들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구연·독서논술·과학실험·역사교실을 열고 일반 주민을 위한 시네마 여행·뜨개질 교실·비누 공예·영화 상영· 댄스스포츠 등 강좌도 한다.

시설을 다양하게 갖춘 곳도 있다. 서신동 ‘꿈이 있는 나무 도서관’은 열람실뿐 아니라 1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문화센터에 대형 스크린·음향시설·드럼·기타 등 악기도 있다. 요일별로 영어·불어 강좌와 예쁜글씨 쓰기, 시네마 여행도 진행한다. 매주 월요일 노래교실에는 30~40대 주부 30~40명이 참여해 열기가 뜨겁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작은 도서관은 학생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곳이면서, 지역주민들은 내 집처럼 편하게 찾아와 지적 개발을 할 수 있는 소통과 문화의 공간”이라며 “전주시내 33개 동마다 최소 한 개씩 작은 도서관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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